산업 산업일반

박근희 생명 사장 원톱 체제로… 증권·자산운용 수장은 맞바꿔

생명 박근희 사장·카드 최치훈 사장은 유임


삼성이 올해도 사장단 인사에서 금융 계열사 경쟁력 강화 기조를 이어갔다. 제조업 부문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금융 계열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삼성의 총력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박근희 중국 삼성 사장을 삼성생명 사장으로, 최치훈 삼성SDI 사장을 삼성카드로 발령내면서 금융계열사의 혁신을 노렸다. 금융 부문을 글로벌 수위권으로 끌어올리라는 이 회장의 특명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과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의 자리를 맞바꾼 것이 이 같은 '초일류 금융'을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두 사람 모두 금융전문가로 증권과 자산운용에서 실적을 개선해왔다. 삼성그룹 측은 "증권과 자산운용사의 수장을 맞바꿈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사람은 모두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만큼 선후배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금융 계열사의 성장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박 사장의 자산운용행은 지난 3년간 삼성증권을 지휘하면서 자문형랩과 자산관리 서비스 등에서 공을 쌓았지만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특혜 제공 혐의와 해외법인의 부진한 실적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들이 회사를 바꿔가면서 어느 정도 역량을 발휘하느냐가 이들 사장의 임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경쟁을 유도하는 인사 전략을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 등 증권과 운용사의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과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유임되면서 다시 한번 그룹 최고위층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는 점이다. 당초 박 사장은 부회장 승진이 유력해 보였지만 삼성생명으로 계열사를 갈아탄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일단 사장에 머물렀다는 후문이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지는 않았지만 경력과 연륜 면에서 금융 부문 계열사 CEO 중 대표격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최 사장은 삼성카드 직원의 개인 정보 유출 건 등 악재에 따라 당초 유임이 불확실해 보였으나 유임에 성공했다. 이는 최 사장이 제너럴일렉트릭(GE)과 삼성전자 등에서 쌓은 경영능력과 수완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은 중국 삼성에서의 공이 크고 그룹 차원의 신임도 두텁고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역시 개인정보유출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자력이 좋아 이번에 유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수 삼성물산 부사장의 삼성화재 행은 국내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해외 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김 사장은 삼성물산 상사 부문 기계플랜트 본부장으로 부임한 뒤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중장기 수익기반을 다지고 사업 다각화를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로써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은 삼성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했다. 지 사장의 일선 후퇴는 경영실적 차원의 인사라기보다 오랜 기간 CEO 자리에서 지휘한 만큼 후배들을 위해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발령이 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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