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외국 회계법인들이 국내에 지점 등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또 국내 회계법인들이 외국 회계사를 고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법률과 함께 대표적인 폐쇄의 길을 걸어왔던 회계시장의 빗장이 열린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회계시장 개방계획이 담긴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을 이달 하반기에 입법 예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잠정적으로 마련한 개정안을 보면 우선 지금까지는 외국 회계법인의 국내 진출이 우리 회계법인들과의 제휴를 통해서만 가능했지만 오는 2007년 1월부터는 결격사유만 없으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C)나 언스트앤영(E&Y) 같은 해외 유수 회계법인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우리 회계법인들이 외국 회계사들을 쉽게 고용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우리 회계법인이 외국 회계사를 고용하려면 주무부처(재경부) 장관의 추천을 받은 후 법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며 그나마 업무제휴를 통해 1년 단위로만 고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회계시장이 회계사를 연간 1,000명 이상 뽑아 회계인력이 넘쳐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회계사들의 구직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또 이번 개정안에서 내년부터 우리 기업들이 해외 회계법인들에서 직접 회계 자문 등을 받을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1단계 개방에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외국 회계법인들이 국내 회계법인에 단순제휴 방식이 아니라 직접적인 자본출자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법률 등 전반적인 서비스 시장 개방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이달 하순께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회계시장을 전면 개방한 후 외국의 4대 회계법인이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4위를 차지하고 100위권 회계법인 총수입(2002년 기준)의 45%를 점유하는 등 시장을 독식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