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다"

■ 우주의 풍경 (레너드 서스킨드 지음, 사이언스 북스 펴냄)


우주에 관한 과학 이론은 끊임없이 인간의 믿음을 배반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을 뒤집어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서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으로 밀어냈고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을 만물의 영장에서 진화의 한 종류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과학은 끊임없이 종교와 충돌했고 인간과 우주의 기원을 밝히려는 노력은 '신에 대한 도전'으로 치부됐다. 이론 입자 물리학 분야의 전문가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신이나 창조자를 끌어들이지 않고 과학만으로 인간과 우주의 기원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진정한 과학은 초자연적 존재를 끌어들이지 않고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고 말한다. 우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그는 두 가지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풍경(landscape)'과 '메가버스(Megaverse)'가 그것이다. '풍경'은 위치에 따라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물리 법칙은 절대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메가버스'는 기존의 '우주(universe)'를 대체하기 위해 저자가 새로 고안해 낸 개념으로 우주는 무수히 많다는 의미다. 저자는 기존의 우주 개념으로 포괄할 수 없는 모든 것을 포함시키기 위해 이 단어를 만들었는데 '평행 우주', '다중 우주' 같은 개념들이 모두 포함된다. 책에 따르면 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10500개가 있다. 따라서 신이나 창조론자로는 이 모든 우주를 설명하기 힘들다. 우주가 단 하나라는 인류의 오랜 패러다임을 버린다면 광대한 우주의 풍경이 펼쳐진다고 책은 주장한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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