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IT서비스 산업 육성 급하다

김현수 <한국SI학회 회장·국민대 교수>

시스템통합(System IntegrationㆍSI)산업은 대표적인 정보기술(IT)서비스산업이다. 지난 20년간 SI산업으로 통칭되는 우리 IT서비스산업은 초고속 성장 신화를 일궈내며 현재 20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고 국가정보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IT서비스산업은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날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청년기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IT서비스산업은 높은 성장을 보이며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IT서비스산업은 고급인력 수요가 가장 큰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IBM 등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은 30만~40만명의 고급인력을 고용하고 있고 TCSㆍ와이프로ㆍ인포시스 등 대표적인 인도 IT서비스 기업들도 4만명 수준의 상시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IT서비스업 육성은 정부의 고학력 청년실업 해소 목표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성도 높아 경제성장 기여도가 매우 높다. 올해 세계 IT서비스시장 규모는 약 5,400억달러로 추정되고 앞으로 3년간 연평균 7.9%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T서비스업에서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경제성장과 고학력 고용창출이라는 두 가지 숙원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으므로 정부는 경제정책의 중심 과제로서 IT서비스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IT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위상 강화와 고부가가치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의 속성이 단순 노동집약적 서비스가 아닌 고도의 지식집약적 서비스로 인식되도록 산업위상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IT서비스를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철저히 정제된 엔지니어링 과정으로 제공하는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 서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IT서비스 제반 활동이 체계화되고 전문화되면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고 위상 제고도 가능해질 것이다. IT서비스 수요창출을 위해서는 컨설팅 활동 강화가 효과적이다. 컨설팅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고부가 서비스업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우리 IT서비스산업은 국가정보화와 기업정보화를 위한 폭발적인 수요 덕분에 크게 성장했으나 앞으로는 비전을 스스로 설정하고 문제를 발굴해 사업을 창출하는 역량이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고객과 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는 ‘산업 전문가(Industry Specialist)’의 양성이 필요하다. 생각에서 앞선 전문가집단을 많이 양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최소 원가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 지난해 기초 조사를 통해 나타난 국내 기업의 생산성은 선진 기업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품질 수준을 함께 고려한 생산 능력의 격차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과 생산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역량을 배양해야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진리는 ‘고객’에 대한 초점이다. IT서비스업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정보서비스사업인 사실은 변치 않는다. 국내외 고객의 요구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사업을 더 많이 제안하고 수행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다. 고객이 언어로 표현하는 표면적인 요구보다 고객의 잠재된 미래 요구까지를 통찰해 제안하는 능력을 키우고 실행해야 한다. IT서비스업의 세계적인 추세가 유관산업과의 강력한 연계 발전이다. 전자나 자동차 등의 제조업은 물론이고 통신ㆍ방송ㆍ유통서비스 등 제반 분야의 산업발전 추세를 반영한 새로운 사업 영역의 확대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올해를 IT서비스산업의 도약 원년으로 선포하자. IT서비스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고 또 세계 IT서비스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중심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자. 도약 원년의 추진 과제로 산업위상 강화, 서비스 고부가화, 사업역량 강화를 채택하고 민ㆍ관ㆍ학이 함께 매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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