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학습지업체 알짜경영, 소수주주만 배불리기?

대교ㆍ교원ㆍ웅진닷컴ㆍ재능교육 등 이른바 `빅4` 학습지 업체들은 지난해 고속성장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실속 있는 알짜경영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외형성장은 소폭에 그쳤지만 수익은 크게 늘어난 것. 그러나 수익의 상당 부분이 소수 주주들에게 배당돼 회사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일부 기업은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며 웬만한 대기업 계열사 실적을 능가하고 있지만 기업공개는 소극적이어서 개인기업으로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원ㆍ교원교육ㆍ공문교육연구원ㆍ교원아카데미 등 교원그룹 주요 계열사는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과 함께 큰 폭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계열사간 지분보유에 따라 지분법 평가이익이 순이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학습지 `빨간펜`에 주력하고 있는 교원교육은 지난해 397억원 매출을 거둬 전년보다 4.6% 가량 외형이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각각 102.1%와 45.1% 늘어난 108억원과 2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또 주간 학습지 `구몬`시리즈를 담당하는 공문교육연구원은 지난해 3,311억원의 매출에다 4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25.5%와 66.3% 가량 늘어난 규모. 외형이 가장 큰 교원아카데미는 4,638억원(전년 대비 증가율 4.9%)과 당기순이익 297억원(9.3%)을 기록했다. 다만 전집도서에 주력하고 있는 ㈜교원은 1,137억원 매출에 26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 2001년 수준에 머물렀다. 교원의 한 관계자는 “학습지 회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다 각종 고정비용을 줄인 결과 계열사들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개 계열사에서 배당하기로 한 금액은 모두 85억원으로 전년도보다 그 규모가 21.4% 가량 늘어 수익의 상당부분이 장평순 회장 등 소수의 주주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대교는 지난해 7,644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한해 동안 12.3%의 외형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59억원을 웃돌아 지난 2001년보다 19% 가량 늘었으며, 경상이익도 10.8% 늘어난 452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학원ㆍ북클럽ㆍ체험학습ㆍ게임 등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투자로 전년보다 8.5% 줄어든 275억원에 머물렀다. 상장기업인 웅진닷컴과 업계 4위를 달리고 있는 재능교육도 매출에 비해 순이익 증가 폭이 컸다. 웅진닷컴의 매출(4,877억원)은 7.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순이익(241억원)은 20.0% 가량 증가했다. 재능교육도 매출 2,909억원으로 7.0%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539%와 179% 늘어난 108억원과 5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학습지 업체의 이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웅진닷컴을 제외한 주요 학습지업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회사별로 수천억대 매출을 거두고 있고 계열사 매출까지 합칠 경우 1조원을 웃돌고 있지만 기업공개에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학습지 업체들이 사업다각화에 치중하는 반면 상장이나 등록 등 기업공개에는 소극적”이라며 “덩치는 대기업이지만 기업 마인드는 아직 중소기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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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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