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지애 ‘에비앙 징크스’ 풀고 시즌 첫 승

웬만해선 보기를 범하지 않는 정교함,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정신력…. ‘지존’ 신지애 골프의 강점이다. 신지애(22ㆍ미래에셋)가 살아났다. 지난 5월 맹장염 수술을 받아 2개 대회를 결장한 이후 서서히 샷 감각을 끌어올렸던 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325만달러)에서 마침내 미뤄뒀던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ㆍ6,34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2타 앞선 선두에 올랐던 모건 프레셀(미국)을 1타 차로 제친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특히 신지애는 지난 10년간 코리안군단에게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갔던 ‘알프스의 저주’를 시원하게 풀어내며 한국(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48만7,500달러라는 거액의 우승상금도 손에 넣었다. 이날 신지애와 함께 공동 2위로 출발한 장정(30ㆍ기업은행)이 주춤하면서 승부는 신지애와 프레셀의 대결로 압축됐다. 신지애가 4번홀(파4) 버디로 선수를 치며 1타 차이로 따라붙자 5번홀(파5)에서 프레셀은 이글로 응수, 버디를 기록한 신지애를 다시 2타 차이로 떼어놓았다. 신지애가 8번홀(파3)에서 1타를 줄이자 이번에도 프레셀이 9번홀(파5) 버디로 맞받았다.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신지애의 기세에 눌린 듯 프레셀이 10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하면서 1타 차 불안한 리드를 지켰다. 9번홀부터 4홀 연속 파 행진을 하던 신지애는 13번홀(파4)에서 기어코 균형을 맞췄다. 프레셀이 세컨드 샷을 홀 옆 3m 가량에 올린 것을 본 뒤 한 뼘 더 가까이 붙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6번홀(파4)에서는 신지애가, 17번홀(파3)에서는 프레셀이 결정적인 버디 퍼트를 놓쳤다. 둘이 각축을 벌이는 사이 최나연(23ㆍSK텔레콤)과 알렉시스 톰슨(미국)이 이날만 각각 6타와 5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4명이 공동 선두에 몰렸다. 타수를 줄여야 우승을 결정 지을 수 있었던 18번홀(파5). 신지애와 프레셀은 세번째 샷을 나란히 핀 3m 거리에 올렸다. 거리가 조금 더 멀어 먼저 퍼트를 해야 했던 신지애가 주저 없이 친 볼은 부드럽게 구르다 그대로 홀 속으로 사라졌다. 압박감 속에 친 프레셀의 퍼트는 홀을 살짝 빗나갔고 신지애는 활짝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최나연은 공동 3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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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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