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집값 하락으로 한숨이 늘고 있는 서울 지역 아파트 보유자들은 올해 그나마 줄어든 보유세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경우 집값 상승에 과표 현실화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서울ㆍ인천은 떨어진 집값이 공시가격에도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공시가격 하락폭이 큰 강남권 일부 아파트의 경우 재산세 부담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의 경우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은데다 세부담상한선이 있어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아파트 보유세 10% 안팎 줄어들 듯=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0.3%), 인천(-2.1%), 경기(1.0%) 등 수도권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떨어졌거나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에도 서울 2.1%, 경기 3.2%, 인천 3.9% 각각 하락했다.
이 때문에 올해도 강남권 아파트의 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줄어든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8㎡(이하 전용면적)형의 경우 지난해 공시가격이 6억9,3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6억4,000만원으로 5,300만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재산세도 182만1,960원에서 162만4,800원으로 19만7,160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에도 재산세가 전년 대비 11만원가량 감소했다.
고가 아파트들도 세부담이 줄어든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269.4㎡의 재산세는 1,587만9,840원에서 1,501만6,800원으로, 종부세는 2,066만1,312원에서 1,896만8,640원으로 줄어 전체 보유세 부담이 3,654만1,152원에서 3,398만5,440원으로 255만5,712원 낮아진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9㎡형은 공시가격이 9억400만원에서 8억6,400만원으로 떨어져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재산세 245만8,080원만 내면 된다.
이 밖에 경기ㆍ인천에도 재산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줄었다. 용인 수지 성복 LG빌리지3차 135㎡는 79만7,760원에서 75만5,520원으로 4만2,240원, 인천 송현동 주공솔빛마을 79.7㎡는 28만4,640에서 26만3,520원으로 2만1,120원 감소한다.
서울 비강남권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폭이 미미한데다 집값도 낮은 편이어서 세부담 증가가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방은 세부담 누적=반면 지방 공동주택의 경우 올해도 공시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세금이 다소 늘어난다.
지방 전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9.4% 오른 가운데 일부 지역은 상승률이 22%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세부담은 공시가격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상승한 지방 아파트 대부분이 3억원 이하로 세금고지 상한선인 5%에 해당해 재산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연간 재산세 상승률 상한선은 3억원 이하가 5%, 3억~6억원은 10%, 6억원 초과는 30%이다. 2012년 기준으로 6억원을 초과하는 지방 주택은 공동주택 5,233가구, 단독주택 2,073가구 등 7,306가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년 재산세 상승이 누적되면 체감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가 약 35만원가량 부과되는 2억원선 아파트의 경우 2년 연속 재산세 5%가 오르면 2년간 재산세 인상폭이 3만5,000원 정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