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미끼공시’ 논란을 일으키며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겨 온 ‘슈퍼개미’가 검찰의 손으로 넘겨지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6일 “금융감독원에서 그동안 슈퍼개미들을 불러 조사해 왔다”며 “다음주 중 증권선물위원회를 열어 이들 가운데 1~2명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슈퍼개미들에 대한 처벌은 사법당국의 손으로 넘겨지게 됐다.
금감위는 이들 슈퍼개미들에 대해 증권거래법상 ‘고의로 허위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하게 하는 표시를 하는 행위’에 관한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애초부터 시세차익을 노리고 마치 실제 M&A(인수합병)를 할 것처럼 ‘경영권 확보’라는 공시를 내세워 다수의 투자자들을 끌어 들인 것은 ‘허위 표시’ 혐의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슈퍼개미의 원조격으로 분류되는 경대현(아버지)ㆍ규철씨 부자는 관련 종목도 여럿이고 조사할 내용이 많아 고발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들 부자는 올들어 서울식품, 한국슈넬제약, 넥사이언 등을 옮겨 타며 엄청난 시세차익을 올리며 ‘슈퍼개미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남한제지를 타깃으로 삼은 박주석씨도 17일 금감원 소환 등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번 고발 대상에서 일단 제외됐다. 금융감독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경씨 부자의 경우 타깃으로 삼은 종목이 여럿이고 차익도 매우 커 처벌 1순위이지만 아직 조사할 내용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황성화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경영권 참여를 내세웠다가 회사의 상황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차익만 챙기고 빠져나왔다는 것은 ‘허위표시에 의한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슈퍼개미들이 출현했다가 주가가 급등락을 종목은 남한제지, 한국금속, 신화실업, 한국슈넬제약, 넥사이언, 마담포라 등 20여개에 달한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