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벨트'의 꿈과 현실] 레저산업 현황으로 본 문제점

경기부진에 관광수요 전망 어두워<br>국내시장 외형 커졌지만 레저비 지출비중은 4%대 제자리

여의도 면적의 728배에 이르는 서남해안 관광벨트. 규모를 놓고 보면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다. 문제는 한국의 관광레저산업이 경기부진, 가처분소득 정체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펴낸 ‘2005년 레저시장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시장규모는 19조1,849억원으로 지난 2004년에 비해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 1인당 연간 레저비 지출액도 2004년보다 2.2% 증가한 39만6,000원에 불과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측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주5일제가 확대 실시됨에도 내수경기 회복지연 등으로 가처분소득이 정체되면서 레저시장도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앞으로 선택적인 소비지출인 레저비 지출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95년부터 올해까지의 레저시장 현황을 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내 레저시장 규모는 외형적으로 볼 때 95년 10조7,767억원에서 올해 19조1,840억원으로 78.5% 늘었다. 1인당 레저비 지출도 이 기간 동안 23만8,988원에서 올해 39만5,865원으로 65.9% 증가했다. 외형적 수치만 놓고 보면 국내 레저산업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전체 지출에서 레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4%대로 추락, 현재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도별 레저비 지출 비중을 보면 95년에는 5.28%를 기록한 뒤 96년 5.31%, 97년 5.17% 등 외환위기 전까지는 5%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98년에는 4.45%로 추락했으며 2000년(5.18%)을 제외하고는 4%대에 머물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 레저산업이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전체 지출에서 레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예전보다 악화되는 등 신통치 않다. 이런 가운데 교육비ㆍ통신비 등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져가고 있다. 주5일 근무제 등 레저시장 환경이 좋아졌지만 우리나라 최대 관광지인 동해안도 여름 휴가철 외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작금의 현실이다. 결국 L벨트의 생명줄은 중국 등 외국인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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