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치매와 건망증 차이는

뇌신경회로 이상땐 건망증 치매는 뇌신경조직 손상탓나이 50을 바라보는 세 친구가 오랜만에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했는데 한 사람은 1시간 늦게 나타났지만 또 다른 사람은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늦게 온 사람은 "바쁘다 보니 약속을 잠시 잊었어."라고 말한 반면에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친구가 나중에 대뜸 "내가 언제 약속을 했느냐?"고 되묻는다면 두 사람의 증상은 하늘과 땅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전자는 건망증이라고 할 수 있지만 후자는 불치의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전문의들은 치매와 건망증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잠시 잊었던 사실을 놓고 "내가 벌써 치매가 왔나"라고 생각한다면 치매와 건망증을 혼동하는 것이다. 잊었다는 사실 자체를 안다면 치매가 아니라 건망증으로 보면 된다. 의학적으로 볼 때 건망증은 기억이 일시적으로 잘 되지않는 현상이다. 오래 전에 벌어졌던 과거사나 최근 일을 잊은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치매는 판단-통찰력은 물론,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지적능력의 이상에서 온다. 작용하는 과정도 다르다. 건망증은 뇌의 신경회로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나지만 치매는 뇌 신경조직 손상으로 일어난다. 치매는 나이가 들어 신경세포 파괴가 심해지면서 기억력과 판단력의 장애를 부른다. 따라서 건망증이 심한 것을 "이러다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작용하는 기전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진행과정이 다른 만큼 원인도 차이가 있다. 건망증은 어쩌면 과다한 정보량이 원인이다. 특정한 주제나 일에 너무 신경을 많이 써도 건망증이 온다. 지하철을 탄 영업사원이 하루 일정에 대해 골몰하다 보면 가방을 차에 두고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뇌 손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많고 기억해야 할 약속도 많다 보니 잊어버리는 혼동이 생긴다. 이에 비해 치매는 뇌세포가 외부충격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때문에 건망증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치매는 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기억회로의 이상은 '수리'가 가능하지만 회로를 구성하는 뇌세포의 손상은 복구가 불가능하다. 전문의들은 술과 담배를 삼가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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