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와 함께 춤을.`
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영화 `늑대와 춤을`의 감독 및 주연이었던 배우 케빈 코스트너와 동반하며 유연한 샷 실력을 과시, 공동 4위에 자리잡았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시작된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 첫날.
3개 코스에서 나눠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포피힐스 코스(파72ㆍ6,873야드)를 라운드 한 최경주는 초반 주춤거리다가 중반부터 놀라운 기세로 스코어를 줄여 5언더파 67타를 쳤다. 버디7개와 보기 2개. 이로써 최경주는 공동 선두인 J.J헨리와 매트 쿠차 등에 2타 뒤진 공동 4위에 자리잡았다.
코스트너 외에 섹소폰 연주자 케니G 등 유명인 아마추어 2명, 또 동료 프로 골퍼인 조너선 비어드와 동반했던 최경주는 거리는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코스를 공략했다.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가 260야드로 평소보다 30~40야드 정도 줄여 친 대신 페어웨이 적중률은 80%, 그린 적중률은 78%로 높인 것.
퍼트도 홀 당 1.571개인 28개로 마무리해 선두권 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최경주가 초반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4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5, 6번홀 연속 버디로 뒷걸음질을 쳤다. 9번홀 버디로 기세를 되찾은 그는 11번홀부터 연속 4개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마지막 홀에서도 3㎙쯤 되는 버디 퍼트를 떨궈 갤러리들의 갈채를 이끌어 냈다.
최경주는 드라이버 거리를 조절해 치면서도 4개의 파5홀에서는 모두 버디를 낚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비해 나상욱(20ㆍ미국 명 케빈 나ㆍ코오롱 엘로드)은 최근 내린 폭우로 질퍽해진 페어웨이와 크게 느려진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채 버디2개, 보기4개로 2오버파 74타를 기록, 공동 121위까지 처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 비제이 싱(피지)은 최경주와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기록, 12경기 연속 `톱10`입상에 청신호를 밝혔고 필 미켈슨(미국) 역시 4언더파 68타로 출발이 산뜻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승자인 데이비스 러브 3세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스파이글래스 힐 코스에서 3오버파 75타나 쳐 공동 142위까지 처지는 바람에 대회 2연패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한편 이 날 공동 선두에 나선 쿠차는 아마추어 시절 `백인 우즈`로 불렸으며 대학 졸업 후 금융인이 됐다가 골프를 잊지 못해 프로로 컴백, 2002년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했던 이색 이력의 선수. 그는 포피힐스 코스에서 버디8개, 보기1개를 기록해 재기의 신호탄을 날렸다.
공동 선두인 4년차 헨리는 버디만 7개를 기록, 생애 첫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