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성동조선 실적 부풀리기 의혹

가축운반선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후 입금 등 계약 불이행<br>선수도 10척서 2척으로 계약 수정 요구<br>6,300억 규모 수주 선주 신용조사 없어

경남 통영에 소재한 성동조선해양이 지난 5월 수주한 가축운반선에 대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했는데도 선주측의 선수금 입금 등 계약 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성동조선해양 비상경영진의 과도한 실적 부풀리기 아니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대형 육가공업체 PBHH사와 가축운반선 10척의 수주계약을 6,300억원에 체결했다. 성동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가축 7,000마리를 실을 수 있는 5척과 1만1,000 마리를 실을 수 있는 5척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국내에서 처음 건조되는 이 배는 내년부터 차례로 인도돼야 한다. 당시 성동조선해양은 추가 10척의 옵션 물량까지 포함돼 있다고 했지만 건조 기간 납기 불확실 등의 이유로 RG 발급이 늦어져 왔다. 이후 지난 7월 수출입은행 등 채권 은행은 가축운반선 10척을 2개월 늦게 건조하는 것으로 합의 한 후 선주 측에 RG 발급을 했다.


RG는 건조사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금융회사의 보증으로, 주로 선주가 원본을 받고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5일정도 내에 선수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PBHH사는 2개월이 지났는데도 선수금을 미루고 있다. 최근에는 당초 계약된 가축 7,000마리를 실을 수 있는 5척과 1만1,000마리를 실을 수 있는 선박 10척을 각 1척씩만 건조하기로 계약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말레시아 언론들은 이 회사 사장이 계약 당시 현지에서 실체가 없는 축우양육 투자안으로 1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을 속여 기소됐다고 보도하고 있어, 계약 자체가 성동조선해양 비상 경영진의 실적 올리기 촌극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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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 계약은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자율협약 이후 수출입은행 등 경영관리단이 창업자인 정홍준 회장을 배제한 채 현재의 하성용 총괄사장을 내세운 이후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PBHH사가 처음부터 대규모 선박을 건조 할 의향이 없었던 것 아니냐며 석연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동조선은 6,3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수주를 하면서 기초적으로 하는 선주의 신용조사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계약을 진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성동조선 관계자는 "자기돈 가지고 배를 짓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그쪽에도 파이낸싱(자금조달)이 되면 다음에 처리하겠다"고 해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건조 계약은 성사되기 전에 브로커나 회사가 직접 조선사에 건조 요청을 하면 조선소와 선주가 미팅을 갖고 지불 조건, 건조시기 등의 의향서를 만들어 확인하고 계약 후 은행에서 RG를 발급하면 조선사가 선수금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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