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자산 500조 규모 국가대표 필요"

"다른 금융지주사와 대등합병 추진"<br>"일본·스위스등 금융강국도 대형은행 재편과정 겪어"<br>시너지효과 미지수… 성사여부·발언배경 관심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지주회사들의 대등합병'이라는 화두를 던지자 성사 가능성과 발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성사 가능성을 두고 '절대 불가능하다'와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또 황 회장이 대등합병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은 신한금융지주에 리딩뱅크 자리를 빼앗기게 된 국민은행의 다급함이 표출됐다는 해석이다. ◇자산 500조원 규모의 국가대표 은행 필요=황 회장은 "미국과 런던ㆍ아시아 등에 있는 주주들은 KB금융지주가 한국 금융시장 재편의 주역이 될 것을 주문했다"며 "일본ㆍ스위스ㆍ네덜란드 등 금융이 강한 국가들은 대형 은행 2~3개로 재편되는 과정을 겪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자산 규모가 500조원은 돼야 아시아 10위권, 세계 50위권에 진입해 국가대표급 은행으로 해외에 나갈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금융지주회사끼리의 대등합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은행 등장의 걸림돌이 되는 공정거래법은 자산매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황 회장은 "(금융지주회사끼리의 대등합병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제한성에 걸릴 수 있다"며 "일부 지점을 팔거나 정리해 경쟁제한요소가 없는 수준까지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등합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시너지 효과는 미지수=황 회장은 은행산업이 위기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등합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외국 주주들은 국내 은행산업의 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중소기업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을 우려한다"며 "(만약 주인이 있는) 민간 기업이었으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등합병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등합병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대등합병은 정보기술(IT) 인프라 관련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덩치가 커지면서 시장지배력이 세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 대형화의 시너지 효과를 인정해도 경영진이 합병을 받아들이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한ㆍ우리금융지주와 합병할 경우 중복되는 지점이나 업무가 많아 큰 시너지 효과가 없다"며 "하나금융지주와도 업무적으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비(非)은행 금융지주와의 합병은 긍정적=황 회장은 "은행계열 금융지주는 물론 비은행 금융지주와의 대등합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신한금융지주는 조흥은행ㆍLG카드 인수 등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데다 수익이 잘 나고 있어 상대적으로 느긋할 수 있다"며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면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겠지만 박현주 회장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금융지주와 합병할 경우 중복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 황 회장은 "구체적으로 합병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지만 가능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가시적인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 상대방이나 정부ㆍ감독당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