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공개입찰 끝내 무산/「자산인수방식」 협상 본격화될듯

◎채권단 일단 수의계약 추진 “사전정지”/현대에 참여 손짓 포철­동국과 저울질한보철강 제3자인수를 위한 공개입찰이 12일 최종 무산됨에 따라 앞으로 채권은행단과 포항제철­동국제강 컨소시엄간의 본격적인 인수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융단은 포철과 동국을 제외한 현대, 삼성 등 17개 업체를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존의 주식인수 방식으로는 이 역시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채권단은 현대에 아직도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주식인수에 비해 파격적 조건인 자산인수 방식이라면 현대도 팔을 걷어붙이고 한보인수에 달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공개입찰이 무산되자마자 채권단이 현대를 비롯한 17개 업체에 「원하는 계약조건을 써내라」며 인수참여 의향서 제출을 요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현대를 끌어들여 포철­동국과 경쟁시킬 경우 현재 2조원(포철 컨소시엄 주장)에 불과한 매각대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현대그룹은 이날 『한보철강에 대한 경제성 평가결과에 따라 그동안의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며 앞으로 수의계약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의 이같은 공식입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가 지난달 포철­동국의 자산인수의사 발표에 크게 당황하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점에 비춰볼 때 아직도 이 회사가 한보철강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한보채권단이 기존의 주식매각 방식을 폐기하고 자산인수를 공식 추진할 경우 현대가 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채권단은 포철­동국 컨소시엄과 현대의 공개경쟁입찰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자산인수에 대해서는 검토해 본 적이 없어 자산매각 공개입찰이 추진될 경우 우리의 참여여부를 아직 단언키 어렵다』고 말했다. 자산인수가 본격화되면 그 때가서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편 채권단이 포철·동국의 자산인수 제의를 일단 무시하고 다른 기업과의 수의계약 협상을 추진하려는 것은 규정에 의한 모든 절차를 밟아 제3자인수 과정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포철과 동국이 제의한 자산인수액 2조원은 터무니없이 낮은 액수여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대해 포철과 동국은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에 결국 우리와의 자산인수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다소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한보철강 제3자인수 문제는 채권단­포철·동국 컨소시엄­현대그룹 등의 삼각관계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의 자산매각 결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복잡한 법적절차가 남아 있어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실제 자산인수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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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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