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돈이 단기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경기침체와 설비투자 위축,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갈 곳 없는 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에 쏠리면서 생긴 현상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투신권의 초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57조7,690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말 42조520억원 보다 무려 15조7,170억원이 급증한 것이다. MMF는 연초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 달 22일 58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반면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인 주식형 펀드 잔액은 7일 현재 8조8억원을 기록, 8조원 붕괴 직전에 몰려있다. 주식형 펀드 잔액은 지난해 말 9조4,010억원에서 지난 3월말 9조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조흥ㆍ외환 등 6개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 6월말 현재 MMF 잔액은 11조8,349억원으로 전월 10조8,836억원에 비해 9,513억원(8.7%)이 증가했다. 6개 은행의 MMF 잔액은 4월말 당시 10조404억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두 달 사이에 1조7,945억원(17.9%)이나 증가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