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스텝이 꼬였다

제4보(31~46)



김영삼(金榮三)7단은 1974년생. 미녀기사 현미진4단과 결혼한 이후에는 텔레비전 해설가로 아예 나선 인상이다. 원래 유머가 풍부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작심을 한 듯이 재담을 자랑하고 있다. 백이 34로 막자 김영삼은 거침없이 비판을 하고 나섰다. "결과는 봐야 알겠지만 이세돌이 만약에 진다면 이 수가 패착 제1호로 지탄을 받을 겁니다." 백34로는 일단 37의 자리에 젖히고 흑이 35의 자리에 이을 때 손을 빼어 다른 동네로 갔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영구가 흑39로 끊자 검토실에 들어와 있던 서봉수9단이 말했다. "역시 영삼이가 선견지명이 있구나. 백이 몹시 괴롭게 됐어." 백40으로 하나 단수친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백42가 또 문제의 수였다. 흑이 45로 몰자 응수가 난감하다. "스텝이 꼬였습니다. 능숙한 댄서라도 스텝이 꼬이면 꽈당 넘어질 수도 있어요."(김영삼) 백42로는 참고도1의 백1에 쌍립을 서는 것이 최선이었다. 흑2로 받게 한 후에 어떤 식으로든 중앙을 보강했어야 했다. 백46은 멍청한 수 같지만 다른 도리가 없다. 참고도2의 백1로 기어나오면 흑2 이하 6으로 백이 크게 망한다. "따내겠지?"(서봉수) "물론이지요."(김영삼) 흑은 불문곡직 빵때림을 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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