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은 남아도는 자금을 채권투자에 썼으나 채권수익률이 급락해 이제는 마땅한 운용처를 찾기가 어렵게 된 때문이다. 이같은 대출창구 해빙현상은 여유있는 통화사정과 기업들의 재고조정 마무리에 따른 금융대란설의 해소에 기인한 것이어서 점점 구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은행◁
한보사태 이후 대출을 극도로 꺼렸던 은행권은 이달들어 사뭇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 시작.
많은 은행들이 시중 실세금리 급락에 맞춰 수신상품 금리와 대출금리를 소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고 일부 은행은 자금악화설에 휩싸여 부도위기에 처했던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을 재개.
은행권이 이처럼 한동안 꺼리던 기업대출에 나선 것은 풍부한 자금을 마땅히 운용할 대상이 없기 때문.
연 12%대에 이르는 고금리 예금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던 은행들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그동안 회사채, CD(양도성예금증서) CP(기업어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왔으나 최근 이들 금융상품의 금리가 연 10∼11%대로 급락하면서 역마진이 발생하기 시작. 이는 은행권이 대출을 기피하고 남는 자금을 금융시장에 쏟아내면서 나타난 결과.
▷종금사◁
금융권내 자금사정이 전반적인 잉여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마땅히 자금을 운용할 수단을 찾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종금사들은 신규 대출처를 찾기에 혈안.
J종금의 경우 이미 1백개의 예비적격업체 리스트를 작성해 금융부와 영업점 등 여신담당부서에 배포하는 등 신규대출업체 개발에 주력.
N종금도 지난주말 영업전략회의에서 여유자금 운용을 위해 어음거래 적격업체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재무구조가 양호하면서 성장성이 뛰어난 업체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키로 결정.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서울소재 8개 전환종금사들이 신규로 선정한 어음거래 적격업체수는 지난 1월 56개를 기록한 이후 2월에 50개, 3월에 46개, 4월에는 32개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중에는 98개로 급증.
▷제2금융권◁
금융기관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은 리스와 할부금융, 파이낸스 등에서 확연하게 느낄수 있다.
할부금융 주간사인 산업할부금융 관계자는 『돈이 금융기관에서만 맴도는 것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며 어음할인 규모가 서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 이 관계자는 또 그간 떠돌았던 6월 금융대란설에 대해서도 『뜬소문에 불과했다는게 증명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
개발과 한일 등 선발리스사 관계자들도 리스계약 실적이 5월이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안도하는 모습. 일부 리스사의 경우 5월 리스계약 실적이 전달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증가, 영업분위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파이낸스사들이 밀집해있는 서울 테헤란로도 점차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 H파이낸스의 한 관계자는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규 어음할인을 못하고 있지만 재무상태가 괜찮은 중소기업에게는 할인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