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중앙은행 후임 총재 못 구해 '발 동동'

마녀사냥 식 흠집내기에<br>한주 새 지명자 두 명 사퇴<br>경기 둔화 속 불확실성 고조

스탠리 피셔라는 유능한 총재를 떠나보낸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몇 달째 후임을 찾지 못해 인사공백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한주 사이 총재 지명자 두 명이 연이어 사퇴하고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카니트 플러그 부총재도 사임 의사를 밝혔다. 통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와 경기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대응이 다급한 상황에서 벌어진 중앙은행의 인사내홍은 이스라엘 경제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 시작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피셔 전 총재의 후임으로 낙점된 리어나도 라이더먼(62) 지명자가 이날 성명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텔아비브대 교수이자 이스라엘 최대 은행인 하포알림 은행의 경제 부문 대표인 그는 "이틀간 가족들과 상의 끝에 민간인으로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피셔의 후임으로 지명됐던 제이컵 프렌켈(70) JP모건체이스인터내셔널 회장이 지난달 29일 총재직 임명을 거부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이처럼 중앙은행 총재 지명자들이 잇따라 발을 빼는 것은 고위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식 흠집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렌켈은 2006년에 무혐의 처리된 홍콩에서의 '좀도둑' 혐의가 세간에 공개되면서 곤혹을 치르다가 결국 후보 사퇴 결정을 내렸다. 라이더먼은 사퇴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후보 지명 후 그가 점성술사를 자주 찾는다는 보도가 나가는 등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오른 점이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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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잇단 사퇴로 6월 피셔 전 총재 사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중앙은행 총재자리 공백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니엘 휴이트 바클레이스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매우 고조되고 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사실상 총재직을 대행해온 플러그 부총재가 라이더먼 지명 이후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인사 공백에 대한 위기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피셔 전 총재가 재임 중이던 2009~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도 경제규모가 14.7% 커지는 등 양호한 경제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셰켈화 가치 강세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이 꺾일 것으로 우려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6%포인트 낮은 3.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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