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소울'이 중국시장에서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철저하게 중국시장을 겨냥한 전략이 중국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새로운 한류 열풍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의 접속서버가 170대를 넘어섰다. 서버 1대당 최대 1만명의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이용자는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들이 몰리는 오후시간의 동시 접속자 수도 15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현지에서 블레이드&소울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시범 서비스 당일 100대의 서버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부랴부랴 서버 확충에 나섰다. 당초 텐센트는 100만명 미만의 이용자를 예상했지만 수요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일부 인기 서버에는 대기시간이 6개월에 달할 정도다.
블레이드&소울의 인기는 지난주 말 현지 유통사인 텐센트가 게임축제인 '텐센트 게임 카니발'을 개최한 뒤 연일 상승세다. 텐센트 홈페이지에는 서버를 증설해달라는 이용자들의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는 지난주 말 내내 블레이드&소울이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마샤오이 텐센트 부총재는 텐센트 게임 카니발 행사장에서 "블레이드&소울은 텐센트가 출시한 게임 중에서 초기 성적이 가장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블레이드&소울은 개발단계부터 철저하게 중국시장을 겨냥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무협과 판타지를 소재로 채택한데다 개발기간 5년에 6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돼 출시 초기부터 기대를 모았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를 현지 유통사로 확보하기 위해 수시로 중국을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블레이드&소울의 중국시장 출시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출시에 앞서 지난해 6월 국내에 먼저 선보였지만 출시 초기 국내 온라인 게임 순위에서 반짝 1위를 차지한 뒤 줄곧 5위권에 맴돌고 있어서다. 먼저 중국에 출시된 '아이온'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를 통해 사전에 검증을 마치고 인기 가수 소녀시대를 홍보모델로 영입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추세라면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블레이드&소울로만 매출 1,500억원 이상을 확보해 사상 처음 연 매출 1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