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단칸지수도 추락 日 '적신호'

소비자 신뢰도 역시 바닥, 이중침체 우려도일본 정부는 최근 경기 회복을 위해 제로 금리로의 복귀 등 다각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각종 경제지표에 이어 단칸지수 마저 하락, 설상가상의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 단칸지수는 매 분기마다 발표되는 것으로 기업경기가 양호하다고 대답한 기업과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기업의 비율을 통해 산출된다. 즉 단칸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경기를 비관하는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ㆍ4분기 예상치도 비관적=일본 경기에 대한 우려는 1ㆍ4분기 단칸지수에 이어 2 ㆍ4분기 예상치도 비관적이라는 점에서 증폭되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오는 2ㆍ4분기 대기업(대형) 제조업의 단칸지수 예상치는 마이너스 8, 비제조업은 마이너스 11을 기록했다. 또 중소기업(소형) 제조업과 비제조업 예상치 역시 나란히 마이너스 32를 기록했다. 경기 급랭이 가시화되면서 설비투자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형 업체들은 평균적으로 올 회계연도 동안 설비투자를 4.7%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형업체들의 설비투자 감소 폭 역시 21.3%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온갖 처방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체감경기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 신뢰 악화로 이중 침체 가능성=일본의 경제 전문가들은 단칸지수가 하락함에 따라 또 다른 경기 부양책들이 잇따를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데다 소비자 신뢰마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재무성 차관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일본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일본 경기는 아마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소비자 신뢰가 함께 추락하는 '이중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경기가 더 둔화될 것이고, 유럽의 소비자 신뢰도 떨어지고 있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40~5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 低 현상은 더욱 심화될 듯=이번에 단칸지수가 하락함에 따라 일본 엔화의 약세기조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이날 "최근의 환율 움직임이 너무 급작스럽고 비정상적"이라는 미야자와 재무상의 입김으로 엔화의 약세가 다소 주춤거리는 듯한 양상도 나타났지만 기본적으로 일본 경기의 침체 가속화는 엔화의 약세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게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이와 관련, 도이체방크의 통화전략가인 켄 랜던은 "단칸지수의 하락으로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1~2개월 내 130엔, 12개월 내 140엔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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