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다시 '차입경영' 설비투자 증가등 영향 1분기 24兆 '돈 부족' 주식 발행보다는 회사채 발행·은행대출 주력개인은 주택대출등 줄며 잉여자금 환란후 최대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설비투자 확대와 수익성 하락으로 기업들의 자금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부족한 자금을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 등 '빚'을 통해 메우는 등 외환위기 이후 사라졌던 차입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ㆍ4분기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기업 부문의 자금조달 규모는 43조5,959억원으로 지난해 1ㆍ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40조원 이상을 외부에서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내수경기가 극도의 침체에 빠졌던 지난 2003~2005년에는 분기당 20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특히 올 1ㆍ4분기 자금부족액(자금운용-자금조달)은 전 분기 11조원대에서 대폭 늘어난 24조2,318억원에 달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환율하락과 유가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들이 내부 유보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행태도 과거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최근 증시 호황으로 배당금 등 주가관리 비용이 늘자 주식발행은 주저하는 반면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 회사채 발행, 대출금을 통한 외부 조달액은 30조1,255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지난해 2ㆍ4분기 36조원에 근접했다. 반면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기자본은 1조5,463억원에 그쳤다. 한은이 통계편제 기준을 바꾼 2003년 1ㆍ4분기 이후 최소 규모다. 한편 올 3월 말 현재 1인당 개인빚이 1,400만원을 돌파했다. 올 3월 말 현재 개인부채 잔액은 총 68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이 추계한 지난해 말 추계인구(4,829만7,184명)로 나눠보면 1인당 빚은 1,410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주택담보대출 등이 줄면서 개인의 자금 잉여(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올 1ㆍ4분기 17조5,49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조원가량 늘었다. 외환위기 이후(98년 3ㆍ4분기 19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는 1ㆍ4분기 중 개인이 외부에서 빌린 대출금은 대폭 줄어든 반면 금융자산 운용규모는 많이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예금기관 등에서 빌린 자금조달액은 전 분기 34조4,360억원에서 3월 말 9조420원으로 25조원 이상 급감했지만 자금운용 규모는 38조8,290억원에서 26조5,910억원으로 12조6,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이 둔화하고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 등으로 개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꺼리면서 대출이 줄어든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7/06/26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