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요와 공급, 정유량 등에 관한 각종 데이터들의 신뢰성 부족으로 향후 유가동향을 점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3일 원유시장 수급과 관련해 신뢰성이 부족한 데이터 및 전망들이 넘쳐 나고 있어 향후 유가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사실 부정확한 원유시장 데이터 문제는 과거 수십년간 지속돼온 문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유 수급 통계의 오차범위가 산유국들의 추가생산 여력을 넘어서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는 분석이다. 원유소비에 대한 작은 오차조차도 현재의 빠듯한 추가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유가급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석유시장이자 가장 투명한 시장으로 평가 받는 미국에서조차 석유 수급 데이터는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데이브 코스텔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월간 원유소비ㆍ재고통계의 오차범위는 하루 십만배럴에서 최대 50만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석유업계에서 가장 종합적인 보고서를 내놓는 것으로 간주되는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IEA는 지난해 세계 원유 추가생산능력이 전체 원유생산량의 1.2%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오차범위는 이보다 큰 3%선이었다.
데이터의 신뢰도가 떨어지다 보니 각 기관들의 원유공급 전망치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올 4ㆍ4분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생산량 전망 중 최대치는 바클레이 캐피털의 하루 3,220만배럴, 최소치는 IEA의 2,900만배럴로 전망치간 격차가 320만배럴에 달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간 격차 260만배럴보다 늘어난 것이다.
AWSJ은 결국 유가 동향을 전망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미묘한 ‘예술’의 영역에 속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