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외환위기가 일부 유럽 신흥 시장국으로 전염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도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으로 외환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에 유념해야 한다는 경고가 국제금융센터에서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0일 보고서에서 “아이슬란드의 불안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외환보유액이 풍부한데다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해 전염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슬란드 외환위기는 국내에서도 우려의 대상으로 떠오른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이탈이 계기가 됐다. 지난 2~3년간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본과 유럽 등의 금융긴축 기조 전환으로 지난 3월 들어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3월 중 크로나화 가치는 12% 급락하고 주가도 10%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6.7%로 급증하고 순대외채무도 GDP의 1.6배에 이르자 피치는 국가신용등급(AA-) 전망치를 하향 조정(안정적→부정적)한 상태다.
국제금융센터는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자산버블이 형성되고 크로나화가 크게 절상됐으며 이로 인해 경상수지적자가 누적됐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외환보유액 규모가 약 8억달러인 아이슬란드는 언제든지 외환위기에 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는 엔캐리 트레이드 등 국제자본의 대거 이탈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외환위기가 일부 중유럽과 동유럽의 EU회원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또 “경제 펀더멘털이 괜찮아도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소위 ‘2세대 외환위기 모형’의 재연 가능성이 92년 말 영국에 이어 최근 아이슬란드 사태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경상수지 등 경제 펀더멘탈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