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페루 정상회담… 중남미 원격의료시장 진출 물꼬텄다

의료시스템 구축 등 MOU 체결… 물관리·에너지신산업 진출 타진

270억弗 SOC 수주협상도 전개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현지 K팝 동호회 대표들에게 선물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리마=연합뉴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페루의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원격의료 허용은 의료 민영화로 이어진다며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페루에 원격의료사업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추정한 2015년 기준 전 세계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172조5,000억원(1,600억달러)으로 이 중 라틴아메리카 시장 규모는 12조원(112억달러)에 이른다. 결국 우리 정부가 페루의 원격의료 시장을 개척함에 따라 12조원 규모의 중남미 원격의료 시장을 뚫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 우리 정부는 석유화학·복합단지(133억달러), 리마 전철 3·4호선(100억달러), 리막강 복원사업(7억달러), 송·배전망 개선(30억달러) 등 총 270억달러 규모의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 협상도 전개했다.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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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원격의료 시장 진출 '신호탄'=가장 큰 경제 성과는 페루 정부와 보건의료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남미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양국은 보건의료 협력약정을 통해 E헬스 도입, 제약공장·질병관리본부·장기이식특화병원 설립, 결핵 약·백신 등 필수의약품 구입 등에 대해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천길병원은 페루 카예타노헤레디아병원에 원격의료 모형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료기기와 통신장비를 수출하기로 했다.

페루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을 위생 선진국으로 인정할 예정이다. 위생 선진국으로 지정되면 페루 정부의 한국 의약품에 대한 심사기간이 기존 2년에서 최소 45일로 단축되며 우리 의약품의 페루 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 제약시장은 1조6,000억달러 규모로 매년 6% 이상 성장하고 있다.

◇물관리·에너지 신산업 본격 개척=양국 대통령은 석유화학단지, 전철, 강 복원사업, 송·배전망 개선 등 대형 SOC 프로젝트에 총 270억달러 규모의 수주협상을 전개했다. 페루가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요청을 당부하고 있는 만큼 수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리막강 복원 및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7억달러 규모의 물관리 종합대책을 페루 측에 제안한 상태다. 페루 물관리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경우 현재 322억달러에 달하는 중남미 물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신산업 협력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페루 정부와 배전기술 및 스마트그리드 협력 MOU를 맺었다. 페루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30억달러를 투자해 자국 송·배전망을 보강할 계획이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송·배전망을 칠레·콜롬비아·볼리비아 등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페루 투자진흥청 등과 3건의 MOU를 체결하고 우리 기업들에 30억달러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K컬처 붐도 기대된다. 아리랑TV와 페루 아메리칸TV는 방송교류 협력 MOU를 맺고 방송 콘텐츠 교류, 프로그램 공동제작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페루는 남미 국가 중 한국 드라마 방송 1위국이며 한류 동호회도 124개(42만명)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드라마·K팝 등 기존 대중문화 중심의 문화 콘텐츠에서 예술문화·전통·음식 등 K컬처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과 상품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페루의 전자통관 시스템 현대화 사업을 통해 페루에 관련 시스템을 수출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한 전자상거래 채널도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형 산학연 혁신클러스터 모델(대덕특구)을 페루에 수출해 페루 국가발전계획을 지원하기로 했고 과학기술혁신 및 창조경제 협력 MOU도 맺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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