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약세 지속 각국 환율방어 '비상'

■ 세계외환시장 동향테러에 대한 미국의 무력응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달러화는 1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117.17엔으로 장을 마감한 데 이어 17일 장중 한때 116.65엔까지 하락하는 등 폭락 양상을 보였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긴급 시장개입에 나섬으로써 다소 반등했지만 달러화의 약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달러화 약세 기조 불가피 지난 9월 초 반짝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테러 대참사 직후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 한주 동안 엔화에 대해 3.5%, 유로화에 대해 2.5% 각각 내렸다. 또한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는 3.7% 하락했다. 국제적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 투자처로 달러가 각광받던 시대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스위스 프랑, 영국의 파운드화가 대체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달러화 전망도 악재 일색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산업생산지수, 미시건대의 소비자신뢰지수 등은 미국 경제가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와중에 테러 참사까지 빚어져 달러화에 대한 투자 메리트는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조만간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달러표시 자산의 수익률을 떨어뜨려 미국으로 유입되는 외국 자본의 감소를 불러오며 이는 재차 달러 약세로 연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 각국 외환방어 비상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 장관은 17일 "BOJ가 엔ㆍ달러 환율을 막기 위해 시장개입을 단행했다"면서 "엔화 가치 상승이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필요하면 추가로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엔화 강세를 원하지 않는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달러 약세 기조가 보일 때마다 시장개입을 위한 구두발언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공식적이며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외환방어를 위한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BOJ는 18, 19일 열리는 정책위원회에서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를 통해 엔화 강세에 브레이크를 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시 달러화 급락이 지속될 경우 달러화 방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엇보다도 달러화 급락이 미국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혼란은 미국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면서 미국 경제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월 300억달러로 매일 10억달러가 해외에서 유입되지 않으면 달러화 급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테러 대참사 이후 해외 투자가들의 자산 매각도 늘어 설상가상의 국면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한번 점화된 달러화 폭락은 자산가치 폭락을 부르고 이는 다시 달러화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빚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달러 약세 기조가 한계선을 넘어설 경우 미국 역시 시장개입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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