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감원보다 감봉이 낫다"

인도 타타그룹 자회사 코러스스틸 노조<br>공장폐쇄 추진에 "임금 10% 삭감" 제안<br>경기한파속 '노사 상생' 이뤄낼지 주목

글로벌 경기침체로 구조조정 한파가 거센 가운데 한 글로벌 철강회사 노동조합이 공장을 폐쇄하지 않는 대신 임금 10%를 자진 삭감하겠다는 의사를 경영진에 전달했다. 협상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공장폐쇄에 따른 대량감원을 피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해 비용을 줄이는 노사상생의 경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타타그룹 자회사인 코러스스틸 노사가 임금 10%를 삭감하는 등의 구조조정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러스스틸 노조는 전체 근로자 2만5,000명의 임금 10%를 향후 6개월 동안 삭감하는 방안을 경영진에 제안했다. 노조가 임금 10%를 자진 삭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사우스웨일스의 뉴포트 등 대형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서다. 공장이 폐쇄될 경우 대량감원의 회오리가 불어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미 초과업무 수당과 보너스 삭감 등에 동의했지만 경영진은 더 많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압박하고 있다. 코러스스틸은 비용절감을 위해 포트톨봇ㆍ스컨소프 등의 지역 공장에서 임시휴업을 실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들은 임금삭감 합의가 이뤄질 경우 공장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그러나 “노조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도 타타그룹은 지난해 코러스스틸을 인수한 후 영국과 네덜란드 지역에서 총 3억5,000만 파운드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침체로 철강업계도 극심한 불황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주에만도 일본 전자회사 소니와 호주 철강회사 리오틴토가 각각 1만6,000명, 1만4,000명의 대량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대량감원 및 임금동결 압박에 시달리는 양상이다. 이처럼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노사상생의 협상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일랜드 증권회사 데이비, 프랑스 증권회사 CLSA, 영국 건설기계 제조업체 JCB 등도 인력을 줄이는 대신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JP모건의 말콤 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1년 경기침체 당시에도 유연한 노사합의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며 “그러나 임금삭감만으로는 수용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노총(ETUC) 존 몽크스 사무총장은 “경제위기는 노조와 경영자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등 노사관계의 변화를 초래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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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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