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동戰·실적부진… 먹구름 예보

이번주 뉴욕 증시의 관심은 ▦중동사태 ▦상장기업의 1ㆍ4분기 수익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해결을 위해 현지로 급파됐으나, 양측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또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ㆍ4 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을 앞두고 기업들의 사전 실적 공개(pre-announcement)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월가 애널리스트 대다수는 이번주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회복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수익 개선을 하지 못하는 이른바 ‘무수익 회복(profitless recovery)’이 나타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 요구에 대해 아리엘 샤론 총리는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가 올들어 40% 올라 배럴당 26달러에 이르러 회복의 초입에 들어선 미국 경제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권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어떤 애널리스트는 “증권시장이 지뢰밭을 지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다. 중동사태와 기업 경영실적 부진의 지뢰밭을 무사히 지나가기까지 뉴욕증시가 상승의 모멘템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주 5영업일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1.3%, 나스닥 지수는 4.1%, S&P 500 지수는 2.2%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존스 지수는 3주 연속, 나스닥 지수는 4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임으로써 뉴욕 주가가 3월 중순이후부터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동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어닝시즌이 끝나는 이달말까지 뉴욕 시장은 상승하기 힘들다는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도 나오고 있다. ◇1분기 실적에 초점= 뉴욕증시의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실제 최근 발표된 대부분 경제 거시 지표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 수익 개선의 증거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 경영분석기관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500개 블루칩 기업(S&P 500)의 수익은 전년동기보다 9.2% 하락하고, 2분기에 가서야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지만 업종별로 주가 차별화는 심해질 전망이다. 굴뚝 산업을 중심으로 한 구경제 주는 상승 여력을 갖고 통신, 컴퓨터 관련업종의 신경제주는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지난 5일 구경제를 대표해 3M이 1분기 경영실적이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발표, 주가가 폭등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 화학업체인 듀폰트, 기계업체인 캐터필라, 소매업체인 월마트 등에 매수주문이 많았던 것이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비해 광통신 업체인 노텔 네트웍스는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 의해 신용등급이 정크본드(투자 부적격등급) 수준으로 떨어졌고, 하드웨어업체인 맥데이타가 경영실적 부진을 발표했다. 인텔, IBM등 기술주 대형종목이 부진을 기록했다. ◇중동 사태= 지난주말 부시 대통령의 이스라엘군 철수 요구로 국제유가 상승이 주춤해졌으나, 아직 이스라엘 군은 점령지에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석유 애널리스트들은 선물시장의 국제유가 가운데 2~3 달러가 전쟁 프리미엄으로 보고 있는데, 중동의 긴장이 해소돼 이 프리미엄이 사라질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3~24 달러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동사태는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태가 해결돼더라도 프리미엄이 완전하게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엑손-모빌, 할리버튼, 필라델피아 오일 등 석유채굴회사들의 주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항공사 등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하고, 뉴욕증시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지역에 급파된 파월 장관이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낼 때 일시적으로 주식시장과 국제 유가 변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큰 불안요인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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