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폐장일 스케치] 연말망년회 증시호황 반영 등

다사다년했던 98년 증권시장이 28일 막을 내렸다.많은 투자자들이 월요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영업점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투자종목의 마지막 종가결정과정을 지켜봤다. 증권감독원, 거래소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IMF체제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증권시장의 폐장을 담담한 심정으로 바라봤다. 투신권의 주식운용역들은 IMF체제 탈출의 서광을 비췄던 주식시장이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가기를 바라면서 포트폴리오 재편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나타냈다. ○..연초 이후 주식시장의 강세를 예상한 일반 투자자들사이에는 사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확산. 특히 현금배당락이 없어 연말 지수하락이 없을 것으로 알려지자 우량주 등 지수관련주를 서둘러 사들이는 모습. 그러나 지난 11월말부터 시장을 이끌었던 증권주는 뚜렷이 차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 일부 투자자를 실망시키기도. ○..일부 객장에서는 연말 손실의 일부를 회복한 투자자들이 서로 덕담을 나누면서 조촐한 자축연을 열어. L증권 광화문 지점에서는 서로 안면을 익힌 투자자들끼리 오후장 거래가 끝난후 별도의 모임을 가져 한해의 투자성과를 결산하기도. 29일부터 내년초까지 휴가를 낸 영업점 직원들은 여의도 본사에 모여 연말 직원망년회를 비교적 큰 규모로 열어 최근의 호황을 반영. ○…증권거래소는 폐장일 주가가 상승으로 마감되자 「유종의 미」를 거뒀다며 기뻐하는 분위기. IMF시련으로 어느해보다 주가급등락이 심한 탓에 투자자들은 물론 거래소 관계자들도 한해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는데 마지막날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다행이라는 모습.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사회분위기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호가표 뿌리기를 비롯한 폐장식 행사마저 열리지 못한데 대해서는 착잡해 하는 표정이 역력. 게다가 주문폭주로 거래체결이 지연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으나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부담감도 남아.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투자자들에게 불편을 안겨드려 마음이 무거운게 사실이다』며 『빠른 시일내 전산용량을 확충,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게 투자자들에게 보답하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라고 다짐. ○…증권사 직원들은 최근 증시활황에다 납회일 종가도 급등장세로 마감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특히 대우, 현대등 일부 대형증권사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하루 주식위탁매매 수료료 수입이 30억원에 육박하자 부서별로 자축하는 축하케익을 들기도. 삼성증권 직원의 경우 지난번 유상증자때 액면가(5,000원)로 받은 주식의 가격이 3만4,000원 이상 급등, 대규모 평가이익이 나자 얼굴에 희색이 만연. 현대증권은 전지점에서 납회식 행사를 갖고 98년 증시를 회고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현대증권의 한 직원은 『올해 IMF한파에서 증시폭등에 이르기까지 증권사 직원처럼 짜릿한 스릴을 맛본 금융인은 없을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증시 활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월급봉투가 두둑해 질 것을 기대한다』고 한마디. ○…투신업계는 내년 3월 결산기까지의 전략을 점검하며 비교적 차분하게 증시 폐장일을 맞는 분위기. 대한투신은 올 12월 기준으로 600억원의 흑자가 예상돼 상당히 고무된 상태. 최근의 기조가 유지되면 내년 결산때까지는 1,000억원 흑자달성을 바라는 눈치. 한국투신 역시 올 12월을 기점으로 적자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교적 밝은 표정. 투신업계 최초로 30조원의 수탁고 달성을 이뤘다는 점도 어깨를 펴게 하는 요인. 한남투신 인수, 러시아펀드 파동 등 어떤 업체보다도 어려움이 많았던 국민투신은 최근 한남투신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됨에 따라 한숨 돌리는 표정. 증감원 증시종료 스케치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증권사 구조조정으로 모두 5개 증권사의 간판을 내린 증권감독원은 증시마감을 두고 만감이 교차하는 분위기. 구조조정 실무를 담당한 경영지도국 박원호(朴元鎬)과장은 『개인적으로는 연말에 증시가 회복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증권사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영업에 주력, 차별화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 시장상황에 대해 좀처럼 언급을 않는 증감원의 한 관계자도 『어쨋든 증시가 살아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며 『감독기관으로서 증시침체를 우려의 눈으로 쳐다보기만 할 때의 고통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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