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發 세계증시 폭락 도미노] 월가 불안심리 확산

<상>뉴욕증시, 대공황이후 최대폭락테러 참사 이후 다시 개장한 뉴욕 증시는 지난 주 개장 5일 내내 하락, 일주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14.3%, 나스닥 지수는 16.1% 급락했다. 다우존스 지수의 일주일 하락폭은 대공황때인 1933년 이래 70년만의 큰 폭이었다. 지난 주 뉴욕 증시에서 증발된 자산가치는 1조4,300억 달러. 이는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해초 최고점에서 30% 하락, 베어마켓(Bear Market)에 들어갔으며 나스닥 지수는 72% 떨어졌다. ◆ 불안심리 확산 미국 경제계 지도자들이 애국심에 호소, 투매 자제를 권유하고 조지 W.부시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가 다시 일어설 것임을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0년전 걸프전이나 2차 대전시 독일군의 파리 함락 때와 달리 이번에는 뉴욕 월가가 테러 공격의 직접 타깃이 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쉽게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00m 떨어진 참사 현장에 수천에 이르는 동료들의 주검을 옆에 두고 월가의 투자자들은 경제 기초여건이나 기업의 건실성을 따지기 앞서 슬픔과 분노, 전쟁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테러 참사의 여파로 항공산업이 파산 직전의 불황에 허우적거리고, 호텔ㆍ레저ㆍ소비재ㆍ자동차 산업이 일제히 경영 악화를 선언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 25명중 24명이 미국 경제가 3분기에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이 테러 집단에 대한 강경한 선전포고를 했지만, 자칫 이슬람 세력 전체와의 전쟁이 될 우려가 있고, 대영제국이나 소련군이 실패한 아프간 공격에 미국의 승산이 불투명하다는 점 역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불안하게 보고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내 채권과 금, 스위스 프랑화 등 안전한 자산으로 옮겨갔다. ◆ 저점 확인할까 이번 주에도 지난 주와 같은 폭으로 주가가 폭락할 경우 미국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 회복의 여건을 오랫동안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증시가 저점을 확인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고, 조만간 심리적 패닉에서 헤어나와 상승세로 돌아설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저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하나 둘씩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튼 빅스와 타이거펀드의 줄리안 로버트슨 회장이 저점 근접론을 제기한데 이어 살로만 스미스바니의 전략가 토비어스 레브코비치도 "걸프전때 15%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개장과 동시에 300 포인트 이상 폭락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30분만에 350 포인트 이상 급상승한 사실을 저점 확인 작업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둘째, 10월초 월가의 주요 투자회사들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자금을 주식에 더 많이 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월가 투자회사들은 주식:채권:현금 구성 비율을 60:35:5의 비율로 유지하고 있는데,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이 균형이 무너졌고, 따라서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이 비율을 맞추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 시점은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1일로, 이 때문에 주가 회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셋째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사주 매입 완화조치를 오는 28일까지 일주일 더 연장했다. 홍수처럼 매물이 쏟아진 지난 주에 상장회사들이 손해를 보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을 꺼렸으나, 일단 저점 확인 작업과 동시에 자사주 매입 물결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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