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4조7,119억원, 영업이익이 40.3% 늘어난 6,591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선전이 돋보였다. 뷰티 산업의 불황에도 설화수 등 브랜드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로 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다. 국내 화장품 사업이 23.5% 성장한 2조5,789억원, 해외는 52.8% 늘어난 8,325억원을 올렸다. 특히 면세점 매출은 전년(3,500억원)보다 2배 뛴 7,000억원을 달성하며 기염을 토했다.
해외 사업의 경우 중국과 아세안 등 신흥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가 두드러졌고 각 지역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채널 다각화로 4,673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44% 성장했다. 설화수와 이니스프리는 신규 출점과 신규 고객 유입으로 중국 성장의 선봉에 섰고,라네즈는 백화점 등 유통채널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중국 실적을 견인했다.
아시아와 미국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입점 매장도 크게 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에서는 고가 수입 브랜드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등이 날아 올랐다. 설화수는 국내 백화점 화장품 매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톱 10'에 겨우 턱걸이했던 헤라마저 수입 브랜드를 밀어내고 3위에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아직 해외에 선보이지 않은 헤라의 미스트쿠션과 셀바이오 기술이 적용된 기능성 라인들이 외국 관광객 사이에서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올해도 아모레의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헤라를 비롯해 아이오페, 한율은 아직까지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는데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외를 망라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설화수는 매출 8,000억원을 돌파, 2020년까지 5개 브랜드를 '1조원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서경배 (사진)회장의 야심찬 목표에 가장 먼저 다가섰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각각 5,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아모레퍼시픽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 회장은 올해 4대 경영방침으로 △글로벌 사업 확산 △디지털 역량 강화 △소매 역량 강화 △질 경영 정착을 내세워 올해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를 지난해 보다 10% 가량 늘어난 4조3,700억원으로 잡았다. 영업이익 역시 15% 증가한 6,400억원으로 올렸다. 서 회장은 "올해도 '제6의 대륙'이라고 불리는 면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인구 천 만명 이상의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