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북핵 6자회담 개최를 추진,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6자회담 참여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인데도 불구, 25일 비공식 6자회담이 28일 잠정적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 북한의 6자회담참여를 종용했다.
미국도 이날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하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한 북미간 양자회담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식 회담 일자가 잠정적으로 28일로 잡혔지만 아직 협의가 진행중"이라며 "현단계로선 모든 당사국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6자회담 성사 여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번 회담이 반드시 6자회담일 필요는 없다"면서 "6개국 외무장관회동 형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장관도 이날 공항에 도착,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가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6자 외무장관 회담을 재개하려는 노력이 진행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그러나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6자회담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백 외상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는 또 "ARF 기간에 백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그러나 백 외상과의 면담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사일 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게중요하다"면서 "백 외상에게 남북간 양자 대화를 제안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공식회의 일정과는 별도로 26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27일 아소다로 일본 외상 및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8일 라이스 장관과 각각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 장관은 "오는 28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날 때 북미간 외무장관 회담을 주선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기존 입장이 있는 만큼 좀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은 그간 6자회담 재개 이전에 북미간 양자접촉을 먼저 갖자는 북한측 제안에 대해 "6자회담 틀 내에서 얼마든지 양자 접촉을 가질 수 있다"며 양자회담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미국은 북한이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으면 ARF에서 북한과 양자접촉을 가질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라이스 장관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난한 데 대해 "라이스는 정치적 저능아(political imbecile)"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또 라이스가 이번 회담 참석에 앞서 북한을 무책임하고 위험한 정권이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정당화하고 ARF에 참여하는 역내 국가들을 대북 압박대열에 합류시키기 위해 그런 비난을 한 것이며 라이스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 세상의 최대 폭력집단들로부터 공격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