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상은행/이관우 한일은행장(로터리)

로켓이란 단어가 처음 공상소설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그저 소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그 로켓을 타고 달나라를 가는 시대가 됐다. 이제 은행계에서도 상상속에서나 가능했던 「가상은행」이 컴퓨터산업의 발달로 멀지않은 장래에 현실로 다가올 듯하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곳 도시은행 중 하나가 벌써 작년 10월에 가상점포를 개설했다는 소식이다. 현재는 은행의 홍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일반화 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가상은행이란 말 그대로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은행에 가지 않고도 모든 은행업무를 집에서 처리할 수 있는 영업 시스템을 말하며 24시간 이용이 가능하고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고객의 편의를 위해 부단히 서비스를 개선, 개발하여 이제는 간단한 은행업무나 소액대출 정도는 전화 다이얼만 조작하면 은행원과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도 가능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대개의 업무는 은행에 나와야 하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가상은행은 가히 미래의 은행이라 하겠다. 우리사회도 본격적인 정보화 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다. 정보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이란 단어는 하루도 거름없이 언론매체에 등장하고 있으며 2000년에는 그 가입자 수가 5억5천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고 보면 컴퓨터를 모르는 「컴맹」은 점점 발붙일 곳이 좁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탄탄한 컴퓨터 마인드로 무장한 은행원과 가장 효율적인 전산 시스템을 갖춘 은행만이 새로운 세기의 리딩뱅크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컴퓨터 「해커」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한 후에 비로소 가상은행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이란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맡아 관리하기 때문에 추호의 착오나 잘못이 용납되지 않는다. 어설프게 앞서 간다는 생각만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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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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