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빙포트폴리오] 외국인, 대형 IT주는 팔고 중소형주 샀다

국내외 악재 겹치면서 亞서 한국서만 '팔자'

지난 9월 중순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지난달에는 16개월만에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순매도로 이어지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가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해 왔던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소재주에 집중되면서 주도주 부재에 따른 방향성 상실을 가져왔다. 반면 지수의 흐름에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와 지주 및 M&A 관련 테마로 매기를 이전하는 모습을 보여 당분간 종목 중심의 매매패턴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경기회복 지연, 정책 리스크 대두 등 내적인 요인과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확산, 고유가 등의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달말 현재 1조5,000억원이 넘는 ‘팔자’에 나섰다. 10월 중순까지 줄곧 2,000억~3,000억원에 달하던 일평균 순매도액이 중순이후 1,000억원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우려스러운 것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한국에서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한국을 제외한 타이완, 인도, 태국 등 신흥 아시아국가에서는 비록 규모가 줄기는 했지만 9월 중순 이후 꾸준히 매수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10월 중순부터 13일 연속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이 월말에 이르러서는 순매수로 돌아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정창수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시장에 대한 위험인식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외국인의 공략 대상도 이전과는 크게 다른 양상이다. 9월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주로 IT와 자동차, 철강을 중심으로 한 소재주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IT종목의 10월1일부터 25일까지 삼성전자가 334만주의 순매도를 보인 것을 비롯, 대덕전자(215만주), 삼성전기(185만주), 현대오토넷(142만주), 삼성테크윈(116만주) 등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종목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585만주), 현대상선(485만주), 현대건설(267만주), GS(229만주), 한화석화(191만주) 등 순매수 상위 10개사중 절반은 이전까지만 해도 외면을 받던 종목들이 대부분이었다. 매매패턴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업종 주도주 또는 대형주 위주의 투자패턴이 약화되고 대신 중소형주 중심의 매매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위험부담이 큰 지수 관련 대형주 보다는 시장 흐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로 무게중심을 전환한 모습이다. 실례로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주가흐름을 보면 종합주가지수는 846.01에서 813.70포인트로 3.82%가 떨어졌지만 대형주는 4.18%가 하락, 내림폭이 더 컸던 반면, 중형주는 0.40% 하락에 그쳤다. 특히 소형주의 경우 오히려 0.86% 상승해 크기가 작을수록 외국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반부터는 소버린이 임시주총을 소집한 SK, 북유럽계 펀드의 매집설이 돌고 있는 현대상선, 그리고 삼성전자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등 M&A 관련주에 매수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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