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절차·의제 신경전여야는 26일 경색정국 해소를 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간 영수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영수회담의 절차와 의제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이에따라 이르면 금주중에도 영수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절차와 의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내주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은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선거비용 실사개입 논란, 국회법 개정안 등 「정치성」 현안은 중진회담이나 총무회담을 통해 절충안을 찾고, 여야 영수회담에선 경제난 타개책, 남북관계, 의약분업 대책 등 「국가적」 현안을 다루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들 두 종류 현안을 모두 영수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 논란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여당으로부터 영수회담에 대한 확답이 없을 경우 28일 대구 장외집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나 장외집회에 대한 당내외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있어 집회 강행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당 6역회의를 열어 「선(先) 중진회담-후(後) 영수회담」 원칙을 재확인했다. 다만 여당은 「선(先) 정치현안 타결-후(後) 영수회담」의 원칙만 지켜진다면 중진회담을 반드시 고집하지 않고 총무회담 등을 통해 영수회담의 의제를 조율할 수있다는 내부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은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정상화가 내달로 미뤄질 경우에도 동티모르 파병 연장안만은 이달중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야당이 끝내 응하지 않을 경우 자민련의 협조를 얻어 이달중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영수회담 제의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며 여당에 공을 떠넘겼다.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8일로 예정된 대구 장외집회를 강행할 수도 있다며 『당장 오늘이라도 여당이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여권을 압박했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김홍길기자91ANYCALL@SED.CO.KR
입력시간 2000/09/2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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