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돌아온 기관 "올해 증시 우리한테 맡겨라"


기관이 모처럼만에 이틀 연속 순매수하며 새해 첫 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과 증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1,053억원을 사들이며 지난 30일(3,856억원 순매수)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투신권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지난달 기관이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5거래일에 그쳤고 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도 11월말 이후 1개월만이다. 이날 기관은 전기전자업종, 제조업종 등을 집중 사들이며 장중 한때 1,500억원대까지 매수 강도를 높였으나 오후 들어 투신권 환매 압력이 높아지자 매수 규모가 다소 줄었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을 비롯한 국내 기관이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스피 지수가 2,060포인트선을 넘어서면서 투신권이 펀드 환매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연기금 매수세 강화, 자문형 랩 판매 증가 등에 힘 입어 기관의 매수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60포인트선을 넘어서면서 마지막 매물대가 해소되고 있다”며 “지수가 상승하면서 환매가 진정되고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1500~1600포인트선에 머물렀던 지난해 초에는 월평균 1조5,000억원의 신규 설정을 기록했지만 2,000포인트에 안착한 12월에는 오히려 신규유입이 3조원대로 증가했다”며 “자금 유입대가 점차 높아지면서 펀드 시장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수 상승으로 차익실현성 펀드 환매는 지속되겠지만 신규 매입 자금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주식 시장 이외의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다는 것 역시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을 재촉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마이너스에 그나마 고금리 예금을 제공하는 저축은행 부실로 부동자금이 증시 이외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 하고 있다”며 “1ㆍ4분기 50조원의 은행권 만기 자금 중 5~10%가 펀드, 랩, 직접투자 등을 통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의 구원투수로 일컬어지던 연기금은 공격적인 매수세로 주식 비중을 늘려가며 증시 상승의 주체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소연 연구원은 “연기금은 주가가 상승하면 팔고, 하락하면 사는 보수적인 대응을 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올라가면 사고 떨어지면 더 사는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올해 역시 주식 매입 비중을 늘리며 당분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일본의 연기금과 중국 국부펀드가 수익률 높이기 차원에서 올해부터 국내 증시 투자에 나서는 점도 수급면에서 청신호가 되고 있다. 기관의 본격적인 순매수세 전환은 하반기께로 예상됐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0~11배 수준으로 높아지면 외국인은 소폭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포지션이 역전되면서 국내 자금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수민 연구원도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신흥국의 긴축정책과 자본 규제로 매수세가 강화되기는 어렵다”며 “기관이 매수 강도를 높여가면서 외국인에서 기관으로 시장 주도권이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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