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은 충북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 김충성(72·농업)씨 가족. 김씨 가족은 어머니 신삼녀(91)씨를 비롯해 큰아들 종환(42)씨 부부, 친손녀 수진(21)·성진(20)·여진(15·의림여중 3년)양, 친손자 남진(13·제천동중 2년)군, 막내아들 종민(25)씨와 가정형편 때문에 친정으로 내려온 막내딸 미승(31)씨와 그녀의 아들 지민우(9·청풍초등학교 2년)·민수(1세)군 등 모두 13명.이 가정은 도내에서 한집에 가장 많은 식구가 함께 사는 가정으로 도가 새 천년 사업의 하나로 내년 초 발간하는 「충북 이색 최고기록집」에 기록될 예정이다.
증조할머니부터 증손자·손녀까지 13명이라는 대식구가 방 4칸짜리 집에서 함께
살다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우선 김씨 가족이 한달 평균 먹는 쌀은 120여㎏에 이르고 떡을 만들 때는 쌀 한말 가량을 준비해야 겨우 식구들이 맛볼 수 있다. 특히 명절 때는 경기 이천과 경북 대구 등에 사는 김씨의 사위(2명) 부부와 아들(2명) 부부·손자 등이 가세, 31명이나 되는 대식구가 한자리에 모인다. 이에 따라 온 집안은 뛰어노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여자들은 끼니를 마련하느라 등골이 휜다고 푸념한다.
집 밖 재래식 화장실(2개)은 아침이면 늘 붐벼 줄을 서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때를 잘못 맞춘(?) 사람은 집에서 100여㎙ 가량 떨어진 시 학생야영장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또 집안에 샤워실이 한개밖에 없어 여름철에는 이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여야 하고 방이나 빨랫줄에 걸려 있는 옷은 먼저 걷어 입는 사람이 임자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웃어른을 깍듯이 공경하고 동기간에 우애가 깊어 하루 일과가 끝나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저녁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이웃 주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제천=박희윤기자H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