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現投정상화'방안 난산

현대"사재출연 곤란" 추가증자案 제시현대투신 정상화방안을 둘러싼 정부와 현대그룹간의 접촉이 본격화하면서 진통도 커지고 있다. 현대그룹 김재수(金在洙)구조조정본부장은 1일 금감위 진동수(陳棟洙)상임위원 등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에 난색을 표명하고 대신 현대전자와 현대증권 등이 현대투신 추가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융계 관계자들은 “현대가 28일 발표한 현대투신 정상화계획안을 수정, 이날 금감위에 제시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측은 “현대 오너들의 사재출연이 정부의 공식요구는 아니다”면서도 “실효성 있는 현대투신 회생방안과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자금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부 지원금도 시장금리를 적용,‘특혜적’요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도 전달됐다. 이에 따라 현대는 당초 1일 중 금감위와의 협의를 거쳐 현대투신 정상화방안을 확정한 뒤 2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3, 4일께로 연기했다. 현대가 정명예회장 일가의 사재출연 문제에 대해 완강히 버티는 것은 우선 정부의 모호한 태도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언론에는 ‘정명예회장 일가의 사재출연 불가피론’을 흘리면서도, 막상 현대측이 공식적으로 질의하면 “와전된 것”이라며 말을 흐리는 이중성이 그것. 그렇지 않아도 사재를 내기 싫은 현대로선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마당에 앞장서 사재를 털어넣겠다고 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재를 낼 만한 재산이 없다’는 것이다. 98년 이후 4,500여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털어 계열사 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에 남아있는 재산이라고는 최소한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주식(6,737억여원 어치) 밖에 없다는 게 현대의 주장이다. 정명예회장 일가가 갖고 있는 현대정보기술등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팔아 충당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액수가 크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대는 판단하고 있다. 한편 현대 계열사들이 증자에 참여할 경우 3,000억~5,0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존 현대전자와 현대증권 주주들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보여 실현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입력시간 2000/05/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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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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