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플레냐 디플레냐

김용원(도서출판 삶과꿈 대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반대되는 개념이다. 흔히 인플레이션은 통화팽창-화폐가치 하락-물가앙등-초과수요, 디플레이션은 통화수축-경기침체-물가하락-초과공급으로 설명된다. 전혀 다른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한국의 경제현실을 놓고 디플레이션을 경고하는 외국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정책당국자와 은행가들이 대책에 골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맞는가. 지난 1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CEO컨퍼런스에서도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모건 스탠리 홍콩법인에서 아시아시장 분석을 총괄하는 앤디 셰 본부장은 일본, 홍콩, 대만, 중국 등이 겪고 있는 디플레이션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로 제조렐稚?부문에서 디플레이션 위협이 돌출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다. 한국의 수출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경기둔화 조짐이 있으며, 한국이 해외시장에서 저가공세를 펴는 중국 등과 경쟁하기 위해 수출가격을 낮추면서 디플레이션은 촉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동안 한국 내수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한 부동산시장을 한국 정부가 억지로 진정시킨다면 디플레이션 위협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의 조동철 팀장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제조부문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하며 제조 부문보다 비중이 훨씬 큰 서비스 부문의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릴린치 홍콩법인의 김헌수 리서치 헤드도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그 같은 상황에 빠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놀라 대책에 부심하는 정책당국으로서는 디플레이션 논의가 한가한 사람들의 얘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음을 인정한다. 지금의 과잉유동성 때문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부동산시장을 놓고 보면 당장 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흡수해야 마땅하지만 현재 한국은행은 손발이 묶여 움직일 수 없는 형국"이라고 실토했다고 한다. 국책레寬?연구소에서 물가불안의 적신호를 잇따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너무 많이 풀린 돈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모든 은행장들이 인식을 같이했다는 발표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함정이 함께 우리를 불안케 하는 것은 아닐까.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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