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843만대 생산 40%점유, 日 제쳐메모리반도체에 이어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부분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강국으로 등극했다.
국내 업체가 LCD 시장에 본격 진출한지 6년여만으로, 올들어 LCD시장이 호황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합작으로 탄생한 LG필립스LCD가 1년만에 3%포인트 이상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등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세계적인 LCD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서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생산ㆍ출하한 중대형 TFT-LCD(노트북ㆍ모니터용)는 1,843만2,000대로 세계 전체시장(4,533만4,800대)의 40.7%를 차지, 일본( 36.6%)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으며, 연간 단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에는 일본이 51.9%를 차지, 한국(37.1%)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한국이 이처럼 TFT-LCD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한 것은 모니터용 LCD(전년대비 219% 증가)를 중심으로 한국 TFT-LCD산업이 전년대비 62.2%의 고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후발국인 타이완이 성장세(작년 성장률 4.5%)가 둔화된 일본의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것도 한국의 입지를 굳혀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0년 10.9%에 그치던 타이완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22.7%로 올라가 생산대수 기준으로 207.1%나 급성장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913만7,400대로 세계시장의 20.2%를 차지, 전년(20.4%)에 1위를 유지했다.
LG필립스LCD(774만9,900대, 17.1%)도 전년보다 3.1%포인트 점유율을 높여, 선두와의 격차를 높였다. LG측은 올해안에 삼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LCD시장을 주도했던 모니터용 LCD 시장에서는 LG필립스LCD가 18.8%로 17.4%의 삼성전자를 누르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반면, 삼성전자는 노트북용 LCD시장에서 23.4%로 LG(16%)를 따돌리고 1위자리를 지켰다.
업계에서는 올해 TFT-LCD 경기가 본격상승 국면에 접어들어 모니터용 LCD 시장이 2,700만대, 노트북용 LCD시장이 2,950만대, TV용 LCD시장이 16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형 LCD시장에서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단말기와 PDA 등 소형 LCD 시장에서는 여전히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김영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