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구잡이 욕설 '녹음됩니다' 소리에 '머쓱'

충남 천안시청 일부 민원부서 공무원들이 이달들어 민원전화 응대에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 천안시가 이달 초 민원부서인 민원실과 교통과에 발신자 전화번호를 알 수 있고 녹음도 되는 전화기 3대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공무원 A씨는 산뜻한 마음으로 출근, 사무실로 걸려온 민원전화를 받았다. "XX과 0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전화기에서는 "야 이XX야 잠깐 주차해 놨는데 그것을 딱지 떼냐" "이XX들 우리집 앞 쓰레기는 왜 안 치우는 거야"는 욕설이 난무하는 민원전화로 강한 스트레스와 함께 기분이 엉망이 되었다. 시는 궁리 끝에 이달에 녹음과 발신전화 표시 가능 전화기를 설치했는데 그 뒤에는 항의전화를 하는 시민들의 언행이 '품위'를 되찾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이 전화는 발신자 전화번호가 입력되고 녹음도 가능하다'는 설명을 하면 폭력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던 시민들도 냉정을 되찾아 자신의 말을 조리있게 설명하고 관계자의 말도 경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는 하반기에 민원부서인 청소과 교통과, 민원실 등에 10대의 특수(?) 민원전화기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시 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는 "아침부터 다짜고짜 민원인들에게 욕설을 듣게되면 근무의욕과 사기가 떨어지게 마련"이라며"이 전화를 설치한 뒤 공무원들의 스트레스도 줄어들었고 시민들도 품위있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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