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더이상 밀릴 수 없다" 벼랑끝 전술

中, 섬유 수출관세 폐지…경제전쟁 선포<br>"더 물러나면 위앤화문제도 불리" 위기감<br>섬유분쟁 양보불구 EU강경노선에 보복<br>美·EU 쿼터제 폐지땐 재협상 가능성도


中 "더이상 밀릴 수 없다" 벼랑끝 전술 中, 섬유 수출관세 폐지…경제전쟁 선포"더 물러나면 위앤화문제도 불리" 위기감섬유분쟁 양보불구 EU강경노선에 보복美·EU 쿼터제 폐지땐 재협상 가능성도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중국이 '섬유 수출관세 폐지'라는 벼랑끝 전술을 택한 것은 '더 이상 밀릴 경우 위앤화 문제도 양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불과 열흘전까지만 해도 섬유류 수출관세를 자진 인상하는 등 유화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미국ㆍ유럽연합(EU)과의 갈등이 '국지전'을 넘어 '총력전' 양상으로 확전될 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화책서 초강경으로'통상정책 급선회= 중국의 수출관세 폐지는 전문가들조차 전혀 예상 못한 전격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그 충격 역시 '핵폭탄'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더욱이 섬유제품에 대한 수출관세를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10일 밖에 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충격파는 더욱 크다. 중국이 초강경 노선으로 전환한 것은 섬유 분쟁과 관련해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EU가 쿼터제 부활을 추진하는 등 강경노선을 유지한 데 대한 보복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이번에 물러난다면 통상전쟁의 최대 과제인 '위앤화 절상' 줄다리기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시 라이 중국 상무부장이 이날 "중국산 섬유류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74개 품목에 대한 수출관세 인상 조치를 밝힌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중국을 보는 눈길은 대부분 '얼마나 버틸 수 있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만큼 섬유수출 축소와 위앤화 절상에 대한 미국과 EU의 요구가 강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내부의 분위기는 지난 주부터 조금씩 달라져 왔다. 지난 23일 상무부에서 "수입을 제한하는 섬유제품에 대해서는 수출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시작으로 외교부ㆍ인민은행ㆍ발전개혁위원회 등에서 통상문제에 대해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더 이상 압박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왔던 것이다. 그리고 30일 그 경고가 현실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ㆍEU 강력 대응 나설 듯= 중국의 초강경 조치에 미국과 EU 역시 강력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주 예정된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부장관과 롭 포트먼 무역대표부 대표의 방중 때 위앤화 절상와 더불어 섬유 문제를 집중 거론할 계획이다. 실제로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은 지난 주말 "미국은 중국 섬유제품 수입제한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강경 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미국 의회 역시 '환율 조작국 지정' 요구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중국의 조치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럽위원회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 수입의 급증 뿐만 아니라 (유럽)기업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EU의 쿼터제 부활 추진이었던 만큼 이번에 후퇴할 경우 자칫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쿼터제 포기땐 재협상 가능성= 하지만 두 진영의 대립이 극단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시 부장은 "중국이 섬유류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수출관세 환급률 인하, 수출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며 "미국 및 유럽과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밝혀 재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EU와 미국이 쿼터제 부활 등으로 몰아붙이지 않는다면 강경 노선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위원회도 "대화와 토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일단 6월부터 수출관세가 폐지되겠지만 중국ㆍ미국ㆍEU 모두 경제전쟁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재협상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5/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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