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추경호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기획재정부 1차관에 각각 내정되면서 재정부 1급 관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당초 추 비서관이 재정부 1차관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자 행시 선배인 재경부 1급들이 좌불안석이었다. 일각에서는 신 부위원장이 30년 가까이 국제금융이나 금융정책만 담당해 현재 물가안정이 최우선 정책목표인 1차관 자리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추 비서관은 대표적인 금융통이지만 사무관 시절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에서 일해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행시 25회인 추 비서관이 1차관으로 갈 경우 재정부 조직 전반을 흔들어야 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됐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후문이다. 현재 재정부 내에서 강호인 차관보, 구본진 재정업무관리관, 박철규 기획조정실장, 백운찬 세제실장 등 4명의 1급 관료가 행시 24회다. 신 부위원장 역시 24회다.
후배 상사 밑에서 일하는 게 모양새가 사납지만 그렇다고 다른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신 부위원장이 1차관으로 오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 이후에도 재정부 1급 관료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장관 및 차관급 인사가 단행될 경우 행시 27~29회 등 후배 기수들로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른 부처의 경우 이미 행시 24회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재정부는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어 차관보급의 운신 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