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유럽의 아르셀로미탈이 이미 계약한 물량에 대해서도 톤당 평균 250달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며 제너럴모터스(GM)ㆍ포드 등 미국의 고객회사에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이는 계약가의 10~20%를 더 올리는 것이다. 아르셀로미탈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미국 측 수요회사인 GM과 포드 등 자동차 회사들은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으나 앞으로 원자재 부담을 크게 떠안게 될 것은 분명하다. 아르셀로미탈의 이 같은 방침은 신일철(新日鐵)이 최근 철강재 가격을 38%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셀로미탈은 적극적인 가격 인상 조치와 함께 철광석 공급선을 다양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8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WSJ이 보도했다. 이를 통해 지금의 발레ㆍBHP빌리튼ㆍ리오틴토 등 한정된 공급처에서 벗어나 가격 협상에서 탄력성을 갖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원자재 수급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철강 중간재인 빌릿(billet)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최근 톤당 900달러로 올라 1년새 2배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초반 톤당 50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국제 빌릿 가격이 최근 900달러를 넘어선 것은 한해 동안 철광석 가격이 71%, 석탄 가격은 240%나 올랐기 때문이다. 아울러 또 자동차ㆍ가전ㆍ건설장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열연강판 제품은 현물시장에서 톤당 1,000달러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년 전 가격이 톤당 650~700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40%에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급속한 도시화, 중동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부문 지출 증가 등으로 수요가 높은 이머징마켓에서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높다고 지적했다. 크레딧스위스의 마이클 실레이커 철강 담당 애널리스트는 “인프라 투자 수요 증가로 이머징 시장에서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철강 공급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향후 몇 년 동안 철강 수요와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