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위기를 기회로 다시 태어나는 공기업] 빚 줄이고… 방만경영 뜯어 고치고… 거센 혁신 바람

복지 축소·수입원 다양화 등 재도약위해 고강도 자구


공기업들의 천문학적인 부채와 방만경영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지적되는 이슈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그 강도가 심했다. 국회가 방만한 공기업들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밀어붙였고 정부도 이에 발맞춰 대대적인 공기업 경영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은 임금 및 성과급 반납 대책까지 발표하면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공기업 부채=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일단 외형적으로 공기업 부채가 너무 늘어난 탓이다. 지난 정부가 공기업 중심으로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 각종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기업들의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08년 말 290조원이었던 공기업 부채는 2012년 말에는 493조원으로 200조 넘게 증가했다.


일부 공기업들의 부채는 민간기업일 경우 파산할 정도까지 증가하면서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늘어나는 공기업들의 금융 이자는 결국 국민들이 중장기적으로 부담해야 할 짐이나 다름없다.

이는 공기업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이 실패한 탓이 크지만 공기업들 내부적으로도 지나친 복지혜택 등 방만경영이 남아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결국 이번 위기를 제대로 된 혁신의 기회로 삼아 공기업들도 다시 태어나야 할 시점이란 것이다.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공기업에 대한 비난여론은 아직도 거세지만 많은 공기업들이 내부적으로 뼈를 깎는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공기업들 가운데서도 성과에 따른 조직 체계 개편과 각종 비용 절감을 통해 여느 민간기업보다 높은 효율성을 내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동발전의 경우 2008년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위기를 맞은 후 대대적인 혁신 경영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공기업 최초로 자율책임경영인 소사장제를 도입해 각 사업부서와 임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폭넓게 나눠줬고 민간기업 경영사례를 거침없이 벤치마킹했다. 이후 남동발전은 2009년 2,166억원, 2010년 2,969억원, 2011년 1,413억원, 2012년 1,791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4년 연속 발전자회사 수익성 1위를 달려왔다.


이는 공기업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민영화가 되지 않는 이상 공기업의 틀을 완전히 깨기는 힘들지만 기존의 체제에서도 충분히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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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부 선도적인 공기업들이 다양한 자구노력을 내놓고 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경우 10일 무려 6조원에 달하는 강력한 부채절감 대책을 내놓았고 한국도로공사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철저한 심사를 통해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중하고 통행료 위주의 수입원을 다양화하는 등 수입과 지출 모든 부분에 걸친 종합적인 부채 절감 대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서로의 경영혁신 방법을 교류할 경우 공기업들의 자구노력은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공기업들은 자구노력과 더불어 내부적인 방만경영 개선 방법도 찾고 있다. 과도한 복지혜택 축소 등이 그 대상이다. 위기에 봉착한 공기업들의 변화의지가 새로운 도약을 이끌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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