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토굴수행등 청화스님 일대기 담아

■ 청화 큰 스님 (남지심지음, 랜덤하우스중앙펴냄)


“그녀의 이름은 연꽃인가, 불꽃인가…. 비구니의 가슴을 파헤친 남지심 장편 소설, 우다~암 바라.” 기억들 하시는지. 저녁 12시 즈음 정규 방송 시간이 끝나기 직전 광고 속에서 흘러 나왔던 카피 문구. 비구니의 뒷모습과 겹쳐진 불꽃. 그리고 성우의 질퍽한 목소리. “나상만 장편 소설, 혼자 뜨는 달도 있습니다”라고 마무리 되는 이 책 광고는 한 마디로 엽기 그 자체였다. 20여년전인 당시엔 베스트 셀러가 이렇게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난 후 도서대출점에서 우연히 ‘우담바라’를 발견하고 호기심이 발동해 책 첫장을 펼쳐 들었다가 그날 밤을 꼬박 새웠다. 시간 때우기용 삼류 소설이란 지레짐작이 허물어졌다. 그리곤 분개했다. 책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은은한 종교적 지혜들이 행간을 가득 채우기 있었기 때문이다. 도색잡지라도 되는 것처럼 그렇게 선전을 해댔던 그 출판사가 한심스러울 정도였다. 남지심 씨가 오랜만에 장편 소설을 내 놓았다. 역시 불교의 가르침을 소설 주제의 한 가운데에 뒀다. 하루 한 끼, 장좌불와, 토굴 수행의 길을 걸었던 청화(1923~2003) 스님의 일대기를 그렸다. 작가는 전남 화순 태안사 토굴에서 수행 중이던 청화 스님을 만났던 날 받았던 영적인 충격이 이 소설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청화 큰 스님의 족적은 인간이 육신을 가지고도 성불을 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기대가 허물어지지 않음을 증명한다. 청화 스님은 광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금타화상을 스승으로 출가해 득도했다. 작가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후 종교적인 시선으로 일상 삶을 그린 소설들을 발표해왔다. 우담바라는 전 4권이 150만부 이상 판매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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