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美 법원 애플 주장 일부 기각… 삼성, 첫 유리한 판결

반격카드 '통신표준 특허' 빛났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이후 전세계 9개국에서 벌이고 있는 애플과의 소송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 정식 판결은 아니지만 애플의 주장이 일부 기각되면서 향후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평가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공정한 조건으로 특정 특허들의 사용을 허가하려는 애플의 의도를 삼성전자가 왜곡했다"는 애플 측 주장을 기각했다. 또 삼성전자가 "반독점 조항을 위배했다는 애플의 주장 일부를 기각해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였다. 이는 삼성전자의 통신특허를 인정하되 적정 로열티를 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애플의 주장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통신특허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반독점 조항을 위배한 것이라는 애플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말하자면 삼성전자가 회심의 반격 카드로 내놓은 통신표준 특허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담당 판사인 한국계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애플이 소장을 변경, 다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에서 벌이고 있는 본안 소송 중 일부 주장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벌이고 있는 20여건의 소송에서 처음 나온 유리한 결정으로 특히 유럽과 함께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가운데 하나인 북미지역 관할 법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그동안 삼성전자가 특허 무기로 내세운'통신 표준'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다른 국가에서 나온 판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법원의 이번 결정은 네덜란드 법원이 삼성의 특허권을 인정하면서도 '프랜드(FRAND)' 조항을 근거로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라며 "이번 결정이 무슨 의미인지 분석하고 향후 소송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삼성의 반응은 최근 특허소송이 호주와 네덜란드, 미국 등 국가에 따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판결이 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나라마다 법적 판단의 근거가 다르고 판사들의 성향도 다르다"며 "모두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라는 점에서 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은 20일 프랑스 파리 법원에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의 첫 심리로 또 다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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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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