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인파의 북적대는 소리 대신 바람소리에 사스락거리는 대나무와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강릉시 외곽에 자리잡은 난곡동에 위치한 서지초가뜰이 바로 그 곳. 시골의 고향집에 온 듯한 아늑하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맛깔스런 강원도 토속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큰 길가에서 들어오는 진입도로가 포장이 안돼 있어 제대로 알고 찾아오는 이도 드물다. 하지만 길가를 오가는 택시 기사들은 벌써 `감`으로라도 이 곳이 멋을 찾는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곳임을 알고 있다.
서지초가뜰은 강릉시에 편입되면서 이제 겨우 7~8호밖에 남지 않은 서지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농업기술센타의 지도아래 개설한 한정식 집이다. 대관령에서 나는 신선한 야채와 각종 농작물, 그리고 동해안의 해산물이 어우러져 강원도 특유의 한정식 메뉴를 엮어 낸다. 20여가지의 반찬중 밥알과 가자미를 재료로 한 이 지역 특유의 전통 음식인 가자미 식혜, 길이가 1mm에 지나지 않을 부새우로 만든 찜등이 인상적이다. 특히 부새우는 경포대에만 사는 민물 새우로 지금은 여간해서 채취하기 어렵다는 귀한 음식 재료다. 식사가 끝나면 300여년이나 됐다는 조선시대의 전통 한옥도 구경할 수 있다. 마을 앞마당에는 막 모내기를 끝낸 논바닥에 개구리들이 꽥꽥거린다. 가격 4인기준 한상에 6만원. 문의 033-646-4430.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