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사립대학을 통폐합하거나 폐교하는 방안이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정부는 내년 교육·연구 분야에서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녹색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융합형 녹색기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교육 예산의 64%인 25조8,00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8일 청와대에서 ‘2009년 업무 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부실사립대 퇴출 등 교육 구조조정=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실 사립대학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기존 학교법인을 공익재단이나 사회복지재단 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규정은 사학이 법인 해산시 보유 건물ㆍ토지 등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도록 하고 있다. 황홍규 교과부 대학연구기관지원국장은 “학교법인을 공익법인 등으로 전환할 때 사학 창업자가 재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의견 수렴을 통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일정 수준의 재산 확보를 통해 부실사학 정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생 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초ㆍ중ㆍ고 106개교도 내년 9월까지 통폐합할 계획이다. 시·도 교육청 정원 10%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다. 교육청 정원감축의 경우 5%를 일괄적으로 줄이고 나머지 5%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율 감축을 유도할 방침이다. ◇교육ㆍ연구 일자리 5만개 창출=내년 한 해 교육ㆍ연구 관련 분야에서 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교과부 및 시ㆍ도 교육청에 교육 행정 인턴십, 교육보조원 7,500명을 채용하고 종일제 유치원 보조인력 4,000명, 영어회화 전문강사 5,000명, 방과후학교 강사 1만8,000명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다. 낙후교실 교체 등 ‘그린스쿨’ 조성 공사에 4,000명, 학교 화장실 청소 등 ‘깨끗한 학교 만들기’ 사업에 4,300명을 투입하고 대학ㆍ연구소에서 청년 인턴 형식으로 7,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초중고 자율성과 교원능력 강화=내년 자율형사립고 30개교를 새로 개교하고 특정 과목을 한 학기에 집중적으로 이수(집중이수제)하는 등 운영과정을 다양화한 ‘코어스쿨’ 120개교를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코어스쿨은 자율적 학사관리가 가능하며 정부에서 5억원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사범대 졸업, 임용고시 통과 없이도 중·고교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우선 예체능ㆍ산업인력 분야에서 ‘교원양성특별과정’을 도입, 과정을 이수하면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교원 평가제는 예정대로 오는 2010년에 시행하고 평가 결과를 교원인사에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특성화학교 등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교장 공모제는 일반학교로 확대된다. 20년 경력 이상의 교원이 교장 양성 전문과정을 이수하면 교감직을 거치지 않고도 교장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길이 열린다. ◇대학자율화=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총장과 시·도 교육감,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교육협력위원회’를 운영한다. 이는 초ㆍ충ㆍ고등학교 교육과 대학입시의 연계성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다. 대교협은 또 대입전형을 위반한 대학에 대해 시정 요구권을 갖고 해당 대학이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교과부에 행정ㆍ재정적으로 제재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보유하게 된다. ◇저소득층 교육지원 확대=저소득층 자녀에게 지원되는 4개 교육비(학비, 급식비,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정보통신비) 규모가 올해 7,575억원에서 내년 8,417억원으로 늘어난다. 지원 방식도 4개 교육비를 각각 신청해야 했던 것을 내년부터는 하나만 신청하면 모두 지원 받는 ‘원스톱’ 방식으로 바뀐다. 대학생 학자금 지원액도 올해 4,673억원에서 내년 8,456억원으로 늘어난다. 기초생활수급자 수가 100명 이상 또는 전체 학생의 20% 이상이 되는 학교 50개를 선정해 5년간 집중 지원하는 사업도 실시된다. 저소득층 유아 14만명에게 종일반비를 지원하고 유치원~초등 1ㆍ2학년의 장애학생 1만5.970명에게는 물리치료ㆍ작업치료 등 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 연구개발(R&D) 능력강화=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초점이 녹색과학기술과 거대과학기술에 맞춰진다. 내년에 에코청정기술 등 11개 분야 녹색기술 개발에 430억원을 지원하는 등 5년 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분야의 융합형 녹색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우주개발 지원도 강화된다. 내년 2ㆍ4분기에 발사될 국내 최초의 위성발사체 ‘KSLV-Ⅰ’의 성공적 발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한국형발사체(KSLV-Ⅱ )를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 시작된다. 소수 핵심 인재를 20대 초에 선발해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지원, 미래 기초과학 분야의 핵심 리더를 육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미래 강점 분야의 유망 과학기술자를 평생 지원하는 시스템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