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머징마켓 버블 위험수위"

FT, 두자릿수 성장률에 글로벌 투자자 몰려 "투기 광풍"



중국과 인도 등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머징 마켓에 버블 적신호가 켜졌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FT는 신흥국가들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투자 리스크를 잠식시킨 것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기광풍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이머징 마켓에 대규모 자금이 모이면서 증시가 고평가되고, 아울러 미국발 신용경색이 그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양대축이었던 미국과 영국 시장을 뒤흔들면서 이머징 마켓이 안전한 도피처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버블을 키웠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 대한 탈동조화가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며 이머징 마켓의 증시가 갈수록 과평가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FT는 이머징 마켓의 성장세와 증시 호황 등이 주는 ‘자아도취(euphoria)’가 버블의 발단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자금흐름을 조사하는 EPFR 글로벌의 분석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발생한 신용경색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한 동안에도 이머징 마켓에 흘러든 자금의 규모는 엄청났다. 올 들어 지금까지 이머징 마켓의 자금 순유입액은 290억달러에 달한다. 그중 82%가 최근 7주 동안 몰려들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에서 주식자금 63억달러, 일본에선 39억달러가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그간 이머징 마켓은 역사적으로 금융위기를 주기적으로 겪은 이유 때문에 리스크 부담이 큰 시장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러시아ㆍ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브릭스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러시가 이어졌고, 인도네시아나 칠레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이머징 마켓이 더 이상 주변이 아니라는 생각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이머징 마켓의 이러한 요소들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머징 마켓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분명 호재지만 이 때문에 아직 금융시장의 토대가 선진국처럼 건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추세는 투기적 과열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과열이 계속되다 버블이 터지는 순간에는 또 다른 광범위한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신흥국들의 미국에 대한 탈동조화 현상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번 미국 연방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전격 인하했을 때 아시아 증시가 폭등한 것은 이를 방증했다. 아직까지 미국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큰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우 그 취약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인베스텍자산운용의 피터 어드먼즈 애널리스트는 “이머징 마켓의 규모가 과거보다 팽창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경기침체로부터 완전한 면역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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