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호재·해외악재 힘겨루기

최근 주식시장이 미국 증시의 약세로 지수 상승을 제한 받고 있지만 국내적인 구조조정 변수의 해소 기대감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장세 개입에 나서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이러한 힘의 균형이 유지되면서 지난 주 주식시장은 600~620포인트 대의 좁은 박스권 장세를 보였다.이 같은 힘의 균형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강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먼저 국내적인 변수들을 살펴보면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GDR(주식예탁증서)발행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국내ㆍ외 투자자들이 높은 참여도를 보임에 따라 발행규모를 12억5,000만 달러로 확대했다. 또 현대투신의 외자유치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GM과 대우자동차 협상단은 이번 주 중 2차 실무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를 비롯해 5대 구조조정 변수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점이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구조조정 변수의 해결이 가시화 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의 상향조정 기대로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들 변수의 해소 추이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주 선물ㆍ옵션 동시 만기일이 지남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벗어난 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기관의 장세 개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차익거래 매매를 제외한 기관의 순매수 추이를 분석해 볼 때 기관은 지난 4일 이후 순매수 기조를 보였다. 기관의 순매수 전환은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유입이 지속되는 등 자금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되고 구조조정 변수의 해결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 변수들은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미국증시의 경우 본격적인 실적예고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나쁘게 나타나면서 조정국면을 보였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의 실적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는 것이 부담요인이다. 미국의 실적조사 전문기관인 퍼스트콜ㆍ톰슨파이넨셜의 2001년도 실적전망치는 1월, 4월, 5월 계속적으로 하향조정된 바 있으며 4월까지만 해도 1ㆍ4분기 실적이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현재는 2ㆍ4분기로 이 같은 전망이 미루어지고 있다. 또 퍼스트콜은 2ㆍ4분기 실적을 예고하는 1,400개~1,500개의 기업들 가운데 1,0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실적예상치를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최근 실적전망치를 발표한 기업들 가운데는 실적호전을 발표한 기업보다는 전망치와 일치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들이 많았다. 따라서 미국 증시는 기업실적 예고에 대한 추세확인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18일 발표될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실적전망이 우리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는26일~27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상존해 있는 가운데 다섯차례의 금리인하 효과와 부시행정부의 감세정책 시행에 따른 하반기의 경기회복 기대감은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기업들의 실적이 2ㆍ4분기를 저점으로 3ㆍ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미 증시는 기업실적 예고발표기간 동안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테스트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실적 예고시즌이 마무리되는 6월 하순 이후 경기지표와 FRB의 금융정책기조에 따라 점진적인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국내 호재와 해외 악재의 혼재속에 힘겨루기 장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해외변수가 안정될 때까지 박스권 매매전략을 유지하되 지수관련주보다는 실적호전 중소형주 및 구조조정 진척과 금리인하의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수ㆍ매도하는 단기매매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김대열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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